- 南北 해빙무드에 韓증시 이목 집중

남북정상회담 임박하면서
되레 남북경협株 후퇴 조짐
기업 실적 리스크 부각되고
美국채 금리 급등 영향받아

“지정학 리스크 해소되더라도
실적개선 확신 있어야 상승”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주가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이 최근 급등했다가 일제히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근본적인 기업 신용과 실적에 따른 리스크가 오히려 부각되는 데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의 여파도 불거지고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오전 10시 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40(0.70%) 포인트 떨어진 2456.71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기대감이 주춤한 가운데, 23일(현지 시간) 미국의 10년물 채권 금리가 장중 한때 3%를 돌파하는 등 급등하는 미국 시장 금리가 지난 2월 초와 같은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으로 지목돼온 만큼 남북정상회담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회담이 임박하면서 오히려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 역시 상승세를 멈췄다. 경협 수혜주로 지목된 남광토건은 전일 종가 대비 2100원(6.7%) 폭락한 2만92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남광토건은 23일에도 남북정상회담 효과로 오전 한때 전일 종가 3만1450원 대비 3만8500원까지 22.42% 급등했으나, 이후 도로 하락해 결국 전일 종가보다도 낮은 3만1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23일 하락세로 장을 마친 또 다른 경협주 제룡전기, 선도전기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지정학적 리스크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률(PER)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관하게 금융위기 이후 단계적으로 하락해 지난해부터는 9.5배 수준에서 형성됐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신용 리스크가 크고, 최근에는 실적의 근본적인 개선에 대한 투자자 확신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남북정상회담 전후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리스크 우려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전후로 최대 1050원 선까지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재규·김만용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