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
연간 3033억 공공재원 필요
복지 포퓰리즘 논란 불지펴
6월 지방선거 쟁점 부상예고
李 前시장측선 “충분히 감당”

오는 6월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비 지원 등 ‘3대 무상복지’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경선 공약을 밝힌 것으로 드러나 복지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모든 수혜 계층에게 현금(지역 화폐 포함) 등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무상 복지가 6월 지방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되기 전인 지난 6일, 12일, 13일 세 차례에 걸쳐 경기지사로 선출될 경우 과거 성남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청년배당과 무상교복, 산후조리비 지원 등 3대 무상복지 사업을 경기도에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기도의 주민등록인구 현황을 기준으로 이 전 시장이 과거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 사업을 경기도에 그대로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총 3033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경기도 세출예산(21조6823억3107만5000원)의 1.39%를 차지하는 비용으로, 한 해 농정해양국 예산(3460억7749만3000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수혜인구도 현재보다 13~14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투입규모가 큰 사업은 청년배당이다. 현재 만 24세의 성남시민에게만 취업 여부를 따지지 않고 연간 100만 원가량의 지역화폐(성남사랑상품권)가 지급되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예산에 109억4000만 원을 배정해 놓았다. 이를 도내 주민등록을 한 24세 청년에게 적용하면 올 한 해만 1792억6900만 원이 필요하다. 이 전 시장이 당선 시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17만9615명이 수혜대상에 오른다. 무상교복 사업도 변화를 맞게 된다. 도는 현재 내년부터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무상교복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의 현 시행방식을 적용하면 중·고교 신입생 전체에게 교육부가 정한 학교 주관 구매 상한 가격인 29만6130원을 현금 지급하게 된다. 이럴 경우 중학생은 370억 원가량, 고등학생은 419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신생아를 출산한 산모에게 50만 원의 지역 화폐를 지급하는 산후조리 지원사업 역시 약 450억여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보편적 복지 확산이 그나마 개선되고 있는 경기도 재정 여건 상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3대 무상복지 사업은 보편적 복지의 확대로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재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할 수 있겠지만, 무상교복 등의 경우 시행 중인 시·군이 있어 이들과 비용을 분담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