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 공동행보 강조
“북핵문제 입장·목표 비슷”

중국과 러시아가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3단계 로드맵과 다자구도 방식 접근에 합의하는 등 공동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향후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해법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한 지원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24일 중국 외교부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3일 베이징(北京)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왕 국무위원은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북핵 문제에서 비슷한 입장과 목표가 있다”며 “양국은 수년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손잡고 많은 노력을 했고, 로드맵을 마련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 한층 더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북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합당한 공헌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국무위원은 또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며, 한반도가 영구적인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도 “러시아와 중국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많은 부분에서 러-중 ‘로드맵’ 조항들에 부합한다는 점에 입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모든 관련국이 동시적으로 호응하는 행보를 취하고 어떤 도발적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간주한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상황 진전을 전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 제안한 로드맵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양국의 연합훈련 축소 또는 중단, 미·북,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 정상화, 다자협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논의 등의 3단계 구상을 담고 있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해법으로 주장한 ‘쌍중단(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및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동시 진행)’과 유사하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