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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핵심정책 1년 다 돼가는데
‘소득주도 성장’에 집착하다
가시적인 성과 내지 못해

복지·일자리예산 9~12% ↑
R&D예산은 1% 증가 그쳐
노동시장 개혁은 되레 후퇴

전문가 “구체적 전략 부재”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5월 10일)은 다가오는데….’

24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오는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이 다가오면서 혁신 성장과 구조 개혁의 성과가 사실상 전무 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혁신 성장 및 구조 개혁과 관련해 정부가 해온 일이라고는 대기업, 중소·중견 기업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개최한 게 대부분이다. 그것도 ‘얼굴 한 번 본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과거 정부에서도 통상적이었던 기업의 투자·고용 약속 외에 별다른 성장 협력 방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그나마 혁신 성장 관련 정책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기획재정부 등이 지난 16일 내놓은 ‘마포 청년혁신타운 조성 방안’과 ‘지역주도 혁신 성장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투자 프로젝트 지원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몇 년 전부터 추진 또는 검토돼 온 사안을 명칭만 혁신 성장으로 바꿔 재탕, 삼탕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혁신 성장과 구조 개혁 성과를 찾기 힘든 이유는 경제 정책의 기본 방향을 ‘소득주도 성장’에 맞췄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국민의 소득을 높여주겠다면서 각종 정책을 내놨는데, 대표적인 게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3조 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조성, 공무원 대폭 증원, 지난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 원)’에 이어 올해 ‘청년 일자리 추경(3조9000억 원, 국회 계류 중)’ 편성 등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편성된 올해 예산에 반영된 연구·개발(R&D) 예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2000억 원)에 불과했다.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9.7%)이나 일자리 예산 증가율(12.4%, 정부 안 기준)과는 비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혁신성장에 정책 초점을 뒀다고 평가하기 힘든 이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시절부터 혁신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주목할만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민생·경제는 뒷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경제 부처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내세울 게 많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내놓을 성과가 마땅치 않아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혁신 성장을 위한 장기 로드맵(이행 계획)이 없고, 구체적인 전략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력 산업의 구조 개혁도 최악의 실업 사태와 친(親) 노동 정책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경제 체질 개선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박민철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