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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명 연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국내 환자 1474명 연구 보고서

김준명(65·사진)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동성 및 양성 간의 성접촉으로 인한 에이즈 감염 비율이 이성 간의 성접촉에 의한 감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성 간의 성접촉이 에이즈 감염의 주된 경로라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정확한 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이즈예방협회 회장을 지내는 등 에이즈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연구에 힘써왔다. 최근 ‘국내 HIV의 감염 경로 분석:한국 HIV/AIDS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전국 19개 병원에서 에이즈 진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18세 이상 환자 1474명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Cohort study)를 진행했다. 코호트 연구란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해 비교하는 요인 대조 연구 방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대학병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에이즈 감염 분석자료가 활용됐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에이즈를 치료, 연구했던 교수들은 일찍이 동성 간의 성접촉이 에이즈 확산의 주요인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서 “지금까진 이를 증명할 객관적 자료가 없었지만, 이번 코호트 조사를 통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연령군의 에이즈 감염경로는 동성 또는 양성 간의 성접촉이 60.0%(885명), 이성 간의 성접촉이 34.5%(508명), 수혈에 의한 감염이 0.4%(6명), 마약 주사 공동사용에 의한 감염이 0.2%(3명)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동성 또는 양성 간의 성접촉을 하고도 조사에서 ‘이성 간의 성접촉’ 또는 ‘답변 거부’로 대답한 환자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10∼20대에서 동성 또는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에이즈 감염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은 현상을 우려했다. 연구 결과 만 18∼29세에선 감염경로 중 동성 및 양성 간의 성접촉 비율이 71.5%로 조사됐으며, 18∼19세로 한정할 땐 92.9%로 상승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10대, 20대 에이즈 환자들이 대부분 동성 및 양성 간의 성접촉으로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