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부수립70돌 세미나
“경쟁체계 개선통한 혁신 중요”

사회 경쟁구조 개혁 없이 단기적인 경기부양에만 의존하다간 5년 내 ‘0%대 성장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정부수립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혁신성장 부문 발표를 맡은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한국경제의 핵심 과제로 ‘경쟁개혁을 통한 인적자본의 축적’을 꼽았다.

김 교수는 먼저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은 집권하는 정권과 무관하게 5년마다 1%포인트씩 추락하는 중”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같은 하락 추세를 문재인 대통령이 막아내지 못한다면 차기 대통령은 ‘제로성장’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성장엔진이 꺼져가는 원인으로 사회의 경쟁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경쟁제도 전반을 뜯어고쳐야 저성장 시대를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 하락과 공정경쟁 약화는 같은 선상에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입시제도가 지금처럼 부모의 경제력과 학생의 잠재력을 구분해 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효율성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쟁 체계의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경쟁 참여자 수를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역동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기업·금융 등 취약해진 사회 곳곳의 경쟁 체계를 재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