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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국화폐 국제화 나서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급상승
원·달러 환율까지 끌어내려

美의 지속적 弱달러 공세 집중
중간재 수출 韓기업 등에 ‘毒’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으로 위안화가 절상되면서, 원화 가치도 덩달아 올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50원 대로 내려앉는 등 환율 하락 압력이 또다시 가중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에 따라 중국 수출 부진 여파로 인한 한국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 감소, 미국의 약(弱)달러 공세 집중 등 ‘이중고’에 대한 국내 기업 영향을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066.80원으로 출발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60원 대에 장기간 정체돼 있지만, 19일에는 저가 1059.20원을 기록하면서 1050원 선을 터치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높아진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함께 떨어지면서다. 위안화 가치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와 적격국내투자회사(QDIE) 한도를 확대한다고 밝히는 등 투자 개방에 나서면서 높아졌다.

중국은 최근 시장 개방 등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에 나서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발표하는 위안화 국제화지수에 따르면, 지난 2월 위안화 국제화 정도는 최근 꾸준히 올라 1767로 평가됐다. 이는 위안화의 세계 주요국 내 점유율을 수치화한 것이다. 이 지수는 중국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6월 1730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에는 위안화 국제화에 따른 절상으로 어느 정도 수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내수 성장세로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약달러 집중하는 동안 위안화 영향력을 높이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위안화 절상은 달러 약세와 맞물려 우리나라 수출기업에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최종완성품보다는 중간재가 많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면 내수가 탄탄한 중국은 버티고 정작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것이다.

미국의 환율정책 공개 압박 등 약달러 공세가 원화에 더 집중될 가능성도 커진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강세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위안화 강세 배경 하에서 대 중국 수출품목 중 중간재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우선 수출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미국의 통상 압력이 환율 쪽에 무게가 실릴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