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장모 감사원 국장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지원하면서 보낸 이메일을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공개했다. 장 국장은 이메일에서 “세 번째, 나는 김기식 전 의원이 귀하의 기관에 대해 한 일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내 남편과 김 전 의원은 귀하의 기관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김 전 의원의 행동이 귀하의 기관에 어려움을 준다면, 내 남편이 중재자가 돼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이다”(노란색 줄 친 부분)라고 썼다.

- USKI에 보낸 이메일 파문

金 예산문제 제기한 한미硏에
방문학자 신청하며 남편 언급
현재 감사원 국장 신분으로
“뽑아주면 감사원도 의미”
남편과 거취논란 불거질 듯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장모 씨가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 방문학자에 지원하면서 남편이 중재자가 돼 김기식 전의원에 의해 제기된 연구소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홍 행정관은 앞서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부인이 정상적인 절차로 USKI 연수를 가게 됐으며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고 장 씨는 감사원 국장이어서 홍 행정관과 장 씨 거취 문제도 제기될 전망이다.

관련 사실을 공개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19일 “현직 감사원 공무원 신분인 장 씨가 남편의 지위 등을 거론하며 방문학자 수락을 요구한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자 지위를 이용한 강요에 해당된다”며 감사원에 직무감찰을 요구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사가 가능할 수도 있다. 홍 행정관의 경우 이메일을 보낼 당시 공무원 신분은 아니었지만,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홍 행정관은 당시 김 전 의원이 소장으로 있던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더미래연구소는 대선 유력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한 인맥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USKI에서는 장 씨를 선발할 경우 앞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홍 행정관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참여연대에서 함께 활동하던 장하성 정책실장이 임명되면서 보좌 역할을 하는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홍 행정관의 거짓 해명 의혹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 행정관의 USKI 예산 지원 중단 개입 의혹과 관련해 “홍 행정관 부인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연수를 갔고,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홍 행정관이 개입한 적이 없다”며 “부인이 연수를 진행하던 중 구재회 한미연구소장과 영상통화를 한 차례 한 것이 전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이 USKI 지원과 관련해 보고라는 표현을 쓰면서 홍 행정관을 만나는 등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