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

세계적인 농산물 중개회사인 스위스의 루이 드레퓌스와 중국 농산물 중개회사 산둥보하이(山東渤海) 실업은 지난 1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산 대두 6만t을 중국에 판매하는 시험을 완료했다. 업무 관련 문서 처리 시간이 종이 서류를 썼을 때보다 5분의 1로 줄었다. 비용 절감 효과도 확인했다.

해운업계 세계 1위 덴마크 머스크는 미국 정보기술(IT)회사 IBM과 손잡고 해운 물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을 이용해 케냐에서 생산한 화훼 작물을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실어나르는 일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도입 후 200여 건에 달하던 문서 작업 대부분은 필요 없게 됐고 통관 절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블록체인이 산업과 국제무역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국제무역 비용을 줄이는 시도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흔히 블록체인 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연상하기 쉽지만, 국제무역 등 가상화폐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도 사업 모델들이 모색되고 있는 상태다. 이유진 연구원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경우 △데이터 보안성 강화 △거래 절차의 효율화 △계약의 스마트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무역의 경우 국가 간 물품 거래 위험성을 보완하기 위해 신용장 방식 등이 주로 쓰이고 있으나 최근 절차의 복잡성과 비용 증가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달러 결제 기준 신용장 거래 수수료는 전체 수출대금의 0.11%로 송금방식 수수료(0.01%)에 비해 매우 높고 전체 물류비 대비 보관비 비중도 6.4%(수출), 8.9%(수입)에 달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할 경우 이러한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국제무역연구원은 전망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기술적, 법·제도적, 비즈니스적 문제가 남아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생태계 조성, 성공사례 지원 등 블록체인 기술의 사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