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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怡山) 김광섭(金珖燮)은 1905년 9월 22일 함경북도 경성군 어대진(漁大津)에서 태어났다. 경성(鏡城) 공립보통학교와 서울 중동학교를 거쳐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처음 발표한 시는 1927년 조선인 동창회지 ‘알(卵)’에 실린 ‘모기장’이지만, 1935년 ‘시원(詩苑)’ 제2호에 ‘고독’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재학 중에는 ‘해외문학연구회’에 참여했고 ‘문예월간(文藝月刊)’의 동인이기도 하다.

1933년부터는 ‘극예술연구회’에서 활동했다. 모교인 중동학교에 영어 교사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힘썼지만, 1941년 창씨개명을 반대하고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한 혐의로 일경에 체포돼 3년 8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해방 후 민족진영 문인들과 ‘중앙문화협회’를 창립했고, 정부 수립과 함께 잠시 공직에 있었으나, 이내 언론계와 문화예술계로 돌아와 다채로운 문단 활동을 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펜클럽 설립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그리고 1956년 문예지 ‘자유문학’을 창간해 문단 활성화에 큰 몫을 했다. 1965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에도 병상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했다. 말년에는 자신의 문학과 생애를 직접 정리하며, ‘시 전집’(1974)과 여러 편의 자전적 산문을 남겼다. 1977년 5월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시 작품으로는 ‘동경(憧憬)’(1938)부터 ‘마음’(1949), ‘해바라기’(1957), ‘성북동 비둘기’(1969)와 ‘반응(反應)’(1971)까지 5권의 시집과 시선집 ‘겨울날’(1975)이 있다. 자전문집 ‘나의 옥중기(獄中記)’(1976)와 자서전 ‘시와 인생에 대하여’(2014), 그 밖에 여러 산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