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127만주 공매도 거래
‘비중 20% 이상’ 요건 미달 탓

삼성증권의 배당 입력사고 이후 100만 주 넘게 공매도가 이어졌지만, 지난주 사고 이후 11일까지 4거래일간 한 차례도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는 공매도가 삼성증권의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과열 종목 기준을 강화하는 등 공매도 관련 규제의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 주식은 사고가 발생한 6일부터 지난 11일까지 4거래일간 총 127만8002주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매도 금지 청원이 올라오는 등 공매도 폐지 여론이 있었음에도 6일 하루 동안에만 58만8713주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또 9일 37만1317주, 10일 22만2990주, 11일 9만4982주 등 계속해서 대량의 공매도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 주가는 5일 종가 3만9800원에서 3만545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삼성증권 주식은 공매도 과열 종목 요건 중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비중 20% 이상’에 미달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지만, 과열 종목 지정 기준의 강화나 추가적인 안전장치 등 고민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11일부터 매매 손실이 발생한 피해 투자자들에게 보상금 지급을 시작했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에 통상적인 검사인력의 2배인 8명의 직원을 보내 현장검사를 시작했다. 또, 금감원은 12일부터 이와 별개로 우리사주 배당을 하는 1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도 추가적인 현장점검을 개시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임시회의를 열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와 관련해 삼성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에 과징금 총 33억9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회장에게는 위 4개 증권사에 개설된 27개 차명계좌를 본인 실명으로 전환하도록 통보키로 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