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공천 재심” vs “중앙당 월권행위”

최고위“시당 적합도조사 안해”
시당 “서류·면접 심사로 판단”
오늘 재심요구 수용여부 결정

더불어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요충지로 떠오른 부산 공천을 두고 중앙당과 부산시당이 충돌하고 있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부산 지역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결과에 대해 당 최고위원회는 “부산시당의 공천 심사가 부적절하게 진행됐다”며 재심 요구 및 진상 조사에 나선 반면 부산시당은 “중앙당의 월권행위”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부산시당이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후보 적합도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단수 후보를 추천하거나 경선 후보자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최고위가 부산시당에 재심을 요구했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징계가 필요하다면 덮어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11일) 최고위에서 추미애 대표는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을 윤리심판원에 제소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산시당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적합도 조사는 당헌·당규에 따라 시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판단해 실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부산시당 공관위는 여론조사 없이 서류·면접 심사만으로도 적격 후보를 가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부산시당은 이날 공관위를 열어 중앙당의 재심 요구를 수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부산은 민주당의 ‘낙동강 벨트’ 공략에서 핵심 요충지라는 상징성을 반영하듯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과 부산시당 간 갈등이 이어져 왔다. 부산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지역에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를 강력하게 요구했으나, 중앙당은 김 장관에게 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요청했다. 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서도 최인호 위원장은 윤준호 전 해운대을 지역위원장을 강하게 미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앙당에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등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한 중진 의원은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만에 빠진 것 같은데 부산이 그리 만만한 지역이 아니다”며 “하나로 뭉쳐도 부족할 판에 ‘내 편 네 편’ 나뉘는 건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후연·김동하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