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황재균, 박경수(왼쪽부터)

3년 연속 최다 실책팀 불명예
올 시즌 7개뿐… 조직력 강화
만년 꼴찌서 상위권 도약 비결
3루수 황재균, 14경기 퍼펙트
주장·2루수 박경수도 존재감

kt는 ‘구멍’에 비유됐다. 지난해까지 실책을 남발했다. kt는 1군 무대에 합류한 2015년 실책 118개, 2016년 130개, 2017년 112개로 3년 연속 100개를 넘기며 최다 실책 1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kt가 3년 연속 꼴찌에 머문 이유 중의 하나.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kt는 10일까지 팀 실책 7개로 두산과 함께 최소 실책 공동 2위를 유지하고 있다. kt가 바닥을 벗어나 상위권(8승 6패로 공동 3위)을 유지하는 비결.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황재균(31)의 합류가 kt에겐 천군만마. 3루수가 kt의 가장 큰 구멍이었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올 시즌 치른 14경기에서 실책 없이 깔끔하게 ‘핫코너’를 지키고 있다. 황재균은 또 타율 0.304(56타수 17안타), 2홈런으로 kt 타력에도 힘을 불어넣고 있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까지 kt의 가장 큰 숙제는 주전이 따로 없는 3루수였다”며 “황재균은 특히 경험이 부족한 젊은 내야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주장이자 2루수인 박경수(34)의 존재감도 빛난다. 박경수는 14경기에서 실책이 1개뿐이다. 2016년 선수단 투표로 주장 완장을 찬 박경수는 올 시즌 김진욱(58) kt 감독의 간곡한 부탁으로 3년 연속 주장을 맡았다. 박경수는 경기 전 내야진을 모아놓고 “차분하게 하라”는 주문을 빼놓지 않는다.

또 농담으로 후배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면서도 수비에서 집중하지 못할 때면 따끔하게 불호령을 내린다. 박경수는 “지난 시즌엔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았지만,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탓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며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곤 체력 강화에 신경 썼다”고 귀띔했다. 박경수는 타율 0.321(53타수 17안타), 3홈런의 불망이도 휘두르고 있다.

kt 유격수 포지션에선 치열한 내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심우준(23)과 정현(24), 그리고 박기혁(37)을 유격수로 고루 기용했고 셋은 김 감독의 낙점을 받기 위해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올 시즌 정현은 13경기에 출장해 실책 3개, 심우준은 12경기에서 2개, 박기혁은 11경기 0개다. 수비 공헌도를 높이려는 선의의 경쟁은 무척 뜨겁다.

경험이 풍부한 30대 박경수, 황재균, 박기혁과 패기가 뛰어난 20대 심우준, 정현이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기에 수비 조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 위원은 “강팀의 필수조건은 견고한 수비”라며 “신구가 적절히 조화된 kt 내야진이 안정된 호흡을 계속 유지한다면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는 건 물론 상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