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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득점·3어시스트 ‘펄펄’
부상 두경민 역할 완벽 수행
두둑한 배짱·슛 능력 탁월

이 없으면 잇몸으로.

DB의 두경민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의 최우수선수(MVP)다. 두경민은 정규리그에서 게임당 16.5득점, 3.8어시스트를 유지하면서 DB를 1위로 이끌었다. 그런데 1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두경민은 경기 시작 14초 만에 SK 최부경과 부딪힌 뒤 코트를 떠났다. DB에겐 최악의 위기. 하지만 DB는 94-89로 이겨 2연승을 달렸다. 겁없는 신인 이우정(사진)이 펄펄 날면서 DB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우정은 부상으로 빠져나간 두경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이우정은 12득점, 3어시스트, 1스틸을 챙겼고 특히 21-25로 시작된 2쿼터에선 8득점을 쓸어담았다.

SK 수비가 DB 주득점원인 디온테 버튼에 몰리면서 앞이 트이자 이우정은 3점슛을 6개나 던졌고 이 가운데 3개를 넣었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2.6득점, 1.0어시스트에 그쳤고 1차전에선 아예 기용되지 않았던 이우정에게 SK는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184㎝인 이우정은 신인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DB에 입단했다. 1라운드 지명이지만 순위는 뒤로 밀렸다.

전주고 재학 시절엔 정통포인트가드 재목으로 꼽혔지만, 중앙대에 진학한 뒤 잦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 DB에 입단한 뒤엔 선배인 두경민의 그늘에 가렸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곱상한 외모가 이우정의 매력 포인트. 배짱이 두둑하고, 게임 리딩과 슛 능력을 겸비했다.

두경민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무릎을 다쳤기에 다음 경기 출장 여부는 불투명하다. 출전하더라도 두경민의 투입 시간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우정에겐 기회. 이우정은 2차전 직후 “프로가 된 뒤 열심히 훈련했다”며 “두경민 선배의 부상으로 인해 출전시간이 늘어날 수 있는데, 남은 경기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두경민은 올 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한다. 이우정이 챔피언결정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면 입대하는 두경민의 뒤를 이어 주전을 꿰찰 수 있다.

이우정은 “게임 리딩에 더 신경 쓰지만 그렇다고 슛이 약한 건 아니다”라면서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