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신생아 사망’ 수사발표

“‘1명당 1병’ 지침 무시
감염관리 제대로 안해”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균에 감염돼 연쇄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이대목동병원의 ‘분주’(주사제 1병을 여러 명에게 나눠서 주사하는 행위) 관행이 이 병원이 개원한 1993년부터 25년 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장이자 숨진 아이들의 주치의였던 조모 교수와 전임 실장 박모 교수, 수간호사 A 씨 등 3명을 오는 10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근무한 심모 교수와 전공의 강모 씨, 간호사 B 씨·C 씨 등 4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지질영양제를 매일 1명당 1병씩 처방해야 하는 지침을 어기고 1병을 주사기에 나눠 담아 여러 환아에게 투약한 분주 관행 때문에 신생아들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됐다고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분주 관행은 이대목동병원 개원 때부터 있었다. 당시 신생아중환자실 전공의는 환아 1명당 1주일에 2병만 처방하면서도 간호사에게는 매일 투여하라는 지시를 했다. 경찰은 “1993년에는 일주일에 지질영양제 2병까지만 보험 적용이 됐지만, 이듬해 주사제 잔량까지 보험 적용을 해주는 것으로 보건복지부 행정지침이 바뀌었다”며 “그런데 이대목동병원은 이를 통보받지 못해 분주 관행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은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준비하면서 국제인증 기준인 ‘처방과 투약의 일치’를 시행했다. 박 교수와 조 교수도 이때 지질영양제 처방을 ‘환아 1명당 매일 1병씩’으로 바꿨지만, 간호사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분주 관행이 이어졌다. 교수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는 1명당 1병씩 지질영양제를 맞힌 것처럼 요양급여 비용을 청구해 돈을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의료진이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과다 청구한 사기 혐의도 있는 것으로 보고 내사 중이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