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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전 성추행 파문 확산

KBS ‘…영수증’ 편성서 제외
SBS도 ‘동물농장’ 하차 논의

CF 10여개… 광고업계 충격
위약금 배상 소송 휘말릴수도

10년 전 성추행 사건을 시인하고 사과한 방송인 김생민(사진)이 자신의 대표 프로그램인 KBS2 ‘김생민의 영수증’과 ‘연예가중계’에서 하차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KBS 측이 성추행 사건 확인 이후 내부 논의를 진행했으며 ‘김생민의 영수증’은 편성에서 제외하고 ‘연예가중계’에서는 김생민의 하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생민이 26년 만에 대중적 인기를 얻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프로그램이다. 처음 인터넷 팟캐스트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다가 지난해 11월 정규 편성됐다. 평소 성실하고 검소한 이미지를 활용해 김생민이 외치던 ‘스튜핏(Stupid)’과 ‘그레잇(Great)’은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연예가중계’는 더욱 각별한 프로그램이다. 김생민은 1997년부터 리포터로 합류해 21년간 장수했다. 최근엔 자신의 이름까지 걸고 ‘김생민의 수상한 베스트 별별랭킹’을 진행하며 MC보다 자주 얼굴을 비쳤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연예가중계 리포터 20주년 기념 인터뷰’에 출연해 소감을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KBS 측은 두 프로그램의 하차 혹은 편성 제외 결정에 대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일단 ‘김생민의 영수증’은 후속 프로그램 등이 문제지만 방송 중단을 결정했고, ‘연예가중계’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다만 이번 주 ‘연예가중계’는 원래 김생민의 출연 분량이 없는 주여서 생방송과 녹화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생민이 출연 중인 또 다른 장수 프로그램 MBC ‘출발! 비디오여행’과 SBS ‘TV 동물농장’도 하차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각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SBS의 남상문 시사교양본부장은 “‘동물농장’ 녹화가 이번 주엔 없는 것으로 안다. 김생민의 하차 여부 등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MBC ‘전지적 참견 시점’, tvN ‘짠내투어’, MBN ‘오늘 쉴래요?’ 등도 내부 협의 중이며, EBS ‘호모 이코노미쿠스 시즌2’ 등의 방송 계획은 일단 중단됐다.

방송뿐 아니라 김생민을 모델로 한 광고업계도 충격에 휩싸였다. 열풍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김생민이 출연한 광고는 줄잡아 10여 개. 모두 ‘바른생활’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어 당장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 광고계 관계자는 “최근엔 계약 해지에 대한 귀책사유가 모델에게 있을 경우, 2∼3배의 위약금을 물리는 조항이 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휘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