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7일 병사(兵士)의 평일 일과 후 부대 밖 외출 활성화 방침을 밝혔다. 곧 시범 적용에 들어가 연말까지 전면 실시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병사에게도 출·퇴근 개념을 적용하고, 개인 휴대전화 사용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또, 일반전초(GOP) 지역 제초 작업과 부대 제설·청소 작업을 민간에 시범적으로 맡길 예정이다.

국토 방위에 헌신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을 생각하면, 군 복무 환경 개선은 응당 필요하다. 그러나 한반도 안보 현실, 최근 북핵 위기가 극단으로 치달으며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방향도 시기도 모두 틀렸다. 우선, 군 본연의 임무는 전쟁을 대비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승리하는 것이다. 그 전에 강력한 억지력을 과시함으로써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군대가 더 중요하다. 강군(强軍)이 지상 목표인 이유다. 국방부 움직임은 ‘편한 군대’를 지향함으로써 본말전도를 우려하게 한다. 정훈 교육 등에서 대적관(對敵觀)도 흐려지고 있다고 한다. 지휘관 부담은 늘어나고 병사 일탈이나 군기밀 유출 가능성 등도 커질 것이다.

대한민국 군대를 일부 선진국과 직접 대비할 순 없다. 북한 정권 같은 체제를 마주한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북한 도발은 일과시간에 한정되지 않는다. 6·25 남침처럼 오히려 취약한 시간을 노릴 것이다. 최근 발표된 위수지역 확대 방침과 맞물려 더 걱정된다. 6월 지방선거용 선심 의심마저 들 정도다. “훈련에서 쏟은 땀 한 방울로 전투에서 피 한 드럼을 아낄 수 있다”는 조지 패튼 장군의 경구(警句)를 명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