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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 만에 돌아온 MBC 주중 미니시리즈가 낙제점을 받았다. 공백 기간 동안 시청자들이 다른 채널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자기 위안을 삼더라도, 작품 자체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며 사면초가에 놓였다.

12일 첫 방송된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극본 김보연, 연출 강인)는 1회가 최고 시청률이었다. 3.6%로 시작한 후, 20일 방송된 8회가 2.3%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인 배우인 우도환과 조이를 주인공으로 쓰기는 이르다’는 평은 변명에 불과하다. 우도환은 전작인 KBS 2TV ‘매드독’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줘 급부상했다. 조이 역시 지난해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를 통해 주연 배우의 무게감을 느껴봤다. 두 배우는 ‘위대한 유혹자’에서 호평할 수준은 아니어도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도 적잖다.

더 큰 문제는 작품의 만듦새와 직접 발탁한 주연 배우에게서 연기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연출력이다. 주인공 시현이 라면을 끓일 줄 몰라 전화를 걸어 묻는 설정은 진부하기 짝이 없다. 화면 구성과 흐름 역시 “올드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맥을 끊는 편집 역시 도마에 올랐다. 시청자 손XX 씨는 ‘위대한 유혹자’의 게시판에 “내용 정말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편집 뚝뚝 끊기고 (중략) 이거 말고도 보신 분들은 알 거라 생각이 듭니다”라고 혹평했다.

21일 출발선을 끊은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 연출 정지인)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시청률 2.1%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3%를 넘지 못하며 동시간대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여주인공의 시한부 인생을 신파와 불륜 미화가 버무려졌다는 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년간 살던 부부가 갑작스럽게 각각 다른 이성과 미묘한 관계에 놓이고, 시한부라는 설정 탓인지 초반부터 등장인물들이 지나치게 감정을 분출하며 아직 드라마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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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들이 7주간의 공백을 메웠던 ‘하얀거탑’의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뼈아프다. ‘하얀거탑’이 명작 반열에 오른 작품임을 고려하더라도, 신작이 재방송 드라마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시청률은 광고 판매와 직결되기 때문에 MBC 드라마국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MBC가 7주간의 공백을 갖는 동안 안정된 연기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선호하는 적잖은 광고주들이 타 지상파나 케이블, 종편 드라마로 갈아탔다. 그들의 시선을 다시 MBC로 돌리기 위해서는 타 드라마를 월등히 뛰어넘는 시청률과 호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MBC 드라마국 입장에서는 세대 교체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아쉽다. MBC는 앞서 김희원 PD가 막장 요소를 갖춘 주말극 ‘돈꽃’을 세련된 연출을 통해 명품으로 승화시키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하지만 역시 메인 PD로 첫 장편 데뷔하는 강인, 정지인 PD가 연출하는 두 작품에서는 젊은 감각을 찾아볼 수 없다. 촬영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작품을 총괄하는 CP나 국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본사 PD가 스스로 선택한 대본에 영상미를 입히고, 자신이 캐스팅한 배우들에게서 적절한 연기력을 끌어내는 것은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은 두 PD가 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재가동된 MBC 드라마국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