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예비후보들 줄이탈… 한국당 조기공천 ‘후유증’

출마자 넘어 평당원 동반 탈당
黨 내홍에 지역조직 관리 비상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서두르고 있으나, 공천 결과에 반발한 이탈자가 속출하면서 조직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한국당 안팎의 인사들에 따르면 최근 강원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예비후보들의 한국당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최근 경선 준비 과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탈당했다. 심 시장 측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확실히 출마한다”며 “지역 여론에 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다른 정당에 입당할지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철원군수 선거에 도전하는 김동일 강원도의회 의장도 앞서 “주민보다 당내 정치적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당 시스템에 회의를 느낀다”며 탈당했다. 강릉시장 선거를 준비 중인 최재규 전 강원도의회 의장도 한국당을 떠났다.

충북에서도 신용한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한국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긴 데 이어 충주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언구 충북도의원, 괴산군수 출마를 준비하는 임회무 충북도의원이 연이어 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격전이 예상되는 부산에서도 서병수 현 부산시장이 단수공천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탈당,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 시장을 공천한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를 겨냥해 “반홍(반홍준표) 전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전 의원도 서 시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지에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선 출마자 개인의 탈당보다 풀뿌리 조직의 이탈이 더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2일 한국당 소속이던 박용순 서울 구로구의회 의장과 박원규 전 동작구의회 의장은 바른미래당으로 옮기면서 각각 200명의 당원을 이끌고 갔다. 이날 바른미래당으로 옮긴 당원만 780여 명이다.

당 관계자는 “탈당 현상이 두드러지는 강원, 충청, 부산과 함께 제주 역시 모두 더 이상 한국당 텃밭이 아니어서 무소속으로도 해볼 만하다는 정서가 퍼진 듯하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공천 탈락자를 추스르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평·이은지 기자 istandby4u@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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