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성토’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반홍(반홍준표) 중진의원 모임에서 정우택(왼쪽 두 번째)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유기준 의원. 김호웅 기자 diverkim@

한국당 혁신위 ‘공개 반성문’
국회의원 특권폐지 등 혁신안도

反洪 중진 ‘홍준표 독선’ 비판
내홍 심화…지방선거 전략 차질

자유한국당 제2기 혁신위원회는 22일 “전직 대통령 구속과 전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 등 보수 정권 전체가 부정되는 지금의 상황은 한국당이 집권당이자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함으로써 초래됐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김용태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혁신안’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그 주변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집권여당이 특정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데도 이를 방조하고 굴복함으로써 보수정치가 실패했고, 급기야 탄핵사태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해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혁신정책을 중심으로 국민 앞에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출범한 한국당 2기 혁신위는 이날 △국회의원 특권(불체포·면책특권) 전면 폐지 △양육·교육 제도 개혁(초·중·고등학교 학제 ‘6년-2년-3년’으로 개편 등)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하며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런 가운데 나경원·유기준·이주영·정우택 의원 등 반홍(반홍준표) 성향 비주류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홍 대표의 독선·독주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증폭되고 당이 분열될 위기에 처했다”고 홍 대표를 성토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인재영입 실패와 전략공천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정 의원은 “홍 대표가 스스로 인재영입위원장이라는 책임을 맡고 있는데, (차기 대통령선거 등에서) 본인의 경쟁 상대가 될 사람이나 사적인 감정이 있는 사람은 영입을 막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또 ‘붐 업’을 위해서라도 좀 더 많은 분이 지방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원칙에 맞게 경선에 임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말이 좋아 전략공천이지 홍 대표 본인의 호불호에 따라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천하의 인재를 구하지 못하면 본인 스스로 나갈 수 있다는 결기를 보여줄 때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논의 끝에 홍 대표에게 ‘당 운영을 당헌·당규에 맞춰 민주적으로 할 것’ ‘당 지도부가 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 ‘당 결속을 위해 당 지도부가 언행을 진중하게 할 것’ ‘인재영입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전력투구할 것’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로 했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