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일 경남 김해시 이코리아산업 공장에서 한 검수원이 대형 사출기에서 막 생산된 일체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살펴보고 있다. 세탁기 문에 달리는 패널은 이코리아 산업과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IMD’ 신공법이 적용된 혁신 제품이다. LG전자 제공

- ⑤ LG그룹 협력업체 지원

‘트롬 트윈워시’세탁기 개발때
일체형 디스플레이 패널 협업

비용 등 부담느끼는 협력사에
지원인력 보내 기술개선 견인
주1회 ‘Q매니저’ 품질회의도

무료‘동반성장 아카데미’개설
금형·사출·인사·재무 등 교육
2·3차 협력사로 지원범위 넓혀

2013년 말 사출 금형 제조업체 이코리아산업은 까다로운 주문을 한 건 받았다. 당시 LG전자는 6년 동안 개발한 세탁기 ‘트롬 트윈워시’의 상용화를 준비하면서 드럼세탁기 문에 달릴 일체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들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 이는 흔히 쓰던 버튼이 아닌 터치식 조작부가 달린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버튼과 이음새 없이 깔끔한 외관으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세탁기 같은 대형가전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방식이었다. 약 2년간 LG전자 연구원을 비롯한 기술자 30여 명이 매달렸다. 사출기를 특별제작했고, 플라스틱 사출 성형 신공법인 ‘IMD(In Mold Decoration)’기술도 공동개발됐다. 초기에는 수율(불량 없는 생산 비율)이 낮아 애를 먹었다. 패널 수만 장을 버린 끝에 수율은 70%대에 올라섰다. 일체형 디스플레이는 세탁기 두 대를 연결한 트윈워시를 하나의 곡선으로 매끄럽게 이어줬다. 세탁기 문에 달린 터치식 조작부는 시장 판도를 뒤바꿔놓았다.

20일 경남 김해시 이코리아산업 본사 공장에 들어서면 사출기 67대가 3열 종대로 주르륵 서 있다. 한 달에만 800여 가지 플라스틱 사출 부품이 생산되는 라인이다. 가장 오른쪽 열에 있는 대형사출기에서는 드럼세탁기 문에 달릴 일체형 패널이 쉴 틈 없이 만들어졌다. 패널이 먼지에 예민한 만큼 사출기는 클린룸 속에 있다. IMD 공법이 적용된 대형사출기는 혁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LG전자와 협업한 대표적인 사례다.

바로 옆에는 이중 사출기가 있다. 사출기 하나에서 플라스틱 부품 2개가 동시에 만들어져 나온다. 이 역시 2016년 LG전자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두 개 사출기에서 따로 만들던 부품을 한 곳에서 만들자 부품 2개가 나오는데 2분 가까이 걸리던 시간은 48초로 단축됐다. 생산성도 200% 높아졌다. 불량률도 100만 분의 3개 정도로 떨어졌다.

김종규 이코리아산업 부사장은 “대부분 중소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기술이나 기기로 구현하기까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많은 부담을 느낀다”며 “LG전자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기술을 개선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는 다른 협력업체와 마찬가지로 LG전자의 지원 인력이 상시 투입된다. 협력업체가 새 공정이 필요하면 기술팀이 직접 지원하거나 공장과 물류 관리를 현장에서 직접 지도해주는 방식이다. ‘Q매니저’란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LG전자 지원인력들과 매주 한 차례씩 주간품질회의를 열고 생산성도 점검한다.

LG전자는 2011년부터 사내 기술인력을 협력회사에 파견해 신공법 개발, 생산성 개선 등을 돕고 있다. 지원 범위도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로 넓혀가고 있다. 협력사의 우수 인재를 기르기 위해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금형, 사출 등 품질 교육부터 인사, 재무, 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비용은 무료다. 지난해 총 316개 협력사 임직원 2408명이 교육을 받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기준으로는 총 1만9800여 명에 이른다.

김해 =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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