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硏 보고서

1982년 30% 초과 근거한 규제
현재 16.4%…도입근거 사라져
OECD국가중 한국만 유일 시행

국내 10대 대기업집단(비금융업)의 ‘국내시장 매출 집중도’(내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해외 매출 제외)가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31년 동안 한국만 유지해온 지주회사 규제·신규순환출자금지·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 ‘경쟁력집중 억제 사전규제 패키지’를 존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통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대기업집단의 내수매출 집중도 현상과 정책 시사점’에 따르면 10대 대기업집단의 국내시장 매출 집중도는 16.4%에 불과했다. 이를 21대 대기업집단으로 확대해도 20.3%에 그쳤다. 해외 매출까지 포함한 전체 매출 집중도는 28.3%를 보였다.

‘경쟁력집중 억제 규제 패키지’는 지난 1987년 당시 10대 대기업집단이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77년 21.2%에서 1982년 30.2%로 증가했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 내용을 근거로 전면 시행됐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의한 경제력 집중과 시장경쟁 저해 등 부작용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출자총액제한 △상호출자 금지 △채무보증 규제(1992년 추가) 등의 내용을 담았으며, 이후 일부 내용이 수정됐으나 근간을 유지한 채 현재는 자산 10조 원 이상의 31대 대기업집단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기준으로 주요 대기업집단의 국내시장 매출 집중도는 20%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더는 해당 규제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주요 대기업집단만을 대상으로 한 사전적인 경제력 집중 억제 규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