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온통 연둣빛 신록으로 가득한 화담숲을 모노레일이 지나고 있다. 모노레일을 타면 화담숲의 곳곳을 느긋하게 볼 수 있다. 사진은 작년 봄의 모습이다.

4~5월 가볼만한 수목원 4選

경기 광주 화담숲
‘야생화축제’ 100여종 꽃 활짝
올 ‘추억의 정원길’ 새로 선봬

춘천 제이드 가든
수도권보다 늦은 4월말 만개
고산지대 꽃 만병초 정원 눈길

완주 대아수목원
국내 최대 금낭화 군락지 장관
멸종위기 식물 140여종도 자라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
약초·들풀원 등 13개주제 구성
생태학교·전시회 등 매년 열어

야생화 개화부터 눈부신 신록까지…. 계절의 순환을 가장 화려하게 보여주는 곳이 수목원이다. 수목원이 한 해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때는 한창 봄이 무르익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다. 연둣빛 신록과 형형색색의 꽃이 어우러지는 이 무렵의 수목원은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다. 봄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 수목원 네 곳을 골라봤다.

# 봄 야생화가 여기 있다…
- 경기 광주 화담숲

겨우내 문을 닫았던 경기 광주시의 수목원 ‘화담숲’이 지난 16일 개원하자마자 ‘봄 야생화 축제’를 시작했다. 화담숲은 LG 상록재단이 자연생태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생태수목원. 135만5371㎡(약 41만 평)의 매머드급 규모 부지에 소나무원, 이끼원, 반딧불이원 등 15개의 다양한 테마원을 두고 있다. 봄 야생화축제 기간에는 100여 종의 봄 야생화를 비롯해 4300여 종의 식물이 새잎을 내고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린다. 산책길에서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산수유꽃을 비롯해 풍년화, 히어리, 개나리 등 노란색 꽃이 피어나고 이어 깽깽이풀을 비롯해 수선화, 금낭화, 은방울꽃, 모란, 할미꽃, 제비꽃 등 야생화들이 4월 중순까지 피고 진다. 초본식물뿐만 아니라 매화, 벚꽃, 살구꽃 등 목본의 봄꽃도 화려하게 피어난다.

화담숲은 올해 산책로 코스와 입구광장, 휴식공간을 새로 단장했고 전통 담장과 꽃이 어우러지는 ‘전통담장길’과 어릴 적 추억 속 정원을 만날 수 있는 ‘추억의 정원길’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산책로의 동선도 다채롭게 다듬어서 총 2시간짜리 산책코스 하나를 40분짜리부터 2시간까지 다양하게 골라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산책길을 따라 화단과 벤치 등 휴식 공간도 확장했다. 3월 한 달은 매주 월요일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일반 1만 원, 어린이 6000원. 031-8026-6666

이미지 크게보기 춘천 제이드가든의 정원에 수선화가 피어난 모습. 역시 작년 봄 사진이다.

# 늦은 봄을 만끽하다…
- 강원 춘천 제이드 가든

강원 춘천의 제이드 가든 수목원은 꽃이 늦다. 수도권에 봄꽃이 다 진 뒤에야 화려하게 꽃이 피어난다. 제이드 가든의 가장 화려한 봄날은 늦었다 싶을 때 당도한다. 제이드 가든에서는 4월 중순을 넘겨야 튤립, 수선화, 목련, 벚꽃 등 봄을 알리는 꽃이 만개한다.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만들어진 제이드 가든은 16만㎡에 드라이 가든과 웨딩 가든, 이끼원, 로도덴드론 가든 등 총 26개의 분원이 조성돼 있다. 식물 각각의 특색을 살린 분원에는 4000여 종의 식물이 있다.

제이드 가든의 자부심이 드러나는 공간은 로도덴드론 가든. 제이드 가든을 조성하면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는데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만병초를 비롯해 200종이 넘는 다양한 만병초가 가득하다. 국내 최초로 은행나무를 이용해 조성한 미로원도 있고, 어린이들이 나무를 좀 더 가까이서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나무 놀이집도 있다. 수목원은 3개의 관람 코스로 구성돼 있는데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보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제이드 가든은 전문가 강사가 지도하는 가드닝 기초강좌를 비롯해 화단 만들기, 정원식물 관리방법, 정원설계 등을 배우는 가드닝 프로그램으로도 이름났다. 수강생에게는 수목원 무료 입장 혜택이 주어지며 전정가위 등 가드닝 실습재료를 제공한다. 교육재료로 사용된 수확물을 가져갈 수도 있다. 가드닝 프로그램 수료 후 제이드 가든 해설사로 활동할 기회도 주어진다. 가드닝 프로그램 참가비는 20만 원 남짓. 입장료는 어른 8500원, 어린이 5500원이다. 033-260-8300.


# 보석 같은 봄꽃…
- 전북 완주 대아수목원

지난 1995년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조성해 무료로 개방하는 대아수목원은 연면적 150만㎡에 달하는 대규모 수목원이다. 대아수목원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금낭화 자생군락지가 있다. 담홍색의 아름다운 꽃이 활처럼 휜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피어나는 금낭화는 화려하기로 첫손에 꼽히는 봄꽃이다. 꽃 모양이 옛날 여인들이 치마 속에 차고 다니던 주머니를 닮았다고 해서 ‘며느리 주머니 꽃’이라고도 불린다. 금낭화의 개화 시기는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이 무렵 7만㎡에 달하는 군락지에 수만 그루의 금낭화가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룬다. 수목원에는 금낭화뿐만 아니라 희귀·멸종위기 식물 140여 종을 포함해 2532종의 식물이 자란다.

대아수목원에는 순환 임도 코스와 금낭화 군락지 코스, 수목원 등산 코스 등 3개의 탐방 코스가 있다. 순환 임도 코스는 총 3㎞ 구간으로 산림문화전시관, 열대식물원, 암석원, 팔각정, 밀원수원, 느티나무 숲 등을 거쳐 한 바퀴를 돈다. 금낭화 군락지 코스는 수목원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2.1㎞ 코스로 순환 임도 코스와 마찬가지로 1시간 30분쯤 소요된다. 대아수목원에서 코스가 가장 긴 수목원 등산 코스는 총 6.7㎞로 한 바퀴 도는 데 3시간 정도 걸린다.


# 묘포장이 수목원으로…
- 전북 전주 한국도로공사 수목원

한국도로공사가 1974년 전북 전주에 설립한 묘포장이 모태가 돼 만들어진 무료 개방 수목원이다. 한국도로공사 묘포장은 고속도로를 건설하며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수목과 잔디를 생산해왔다. 사업 필요에 의해 운영돼오다 1983년부터 공사 직원들이 식물학습, 자생식물 생육 등을 위해 식물을 종류별로 모으기 시작했고 보유 식물이 많아지고 숲이 우거지자 1992년부터 관람객을 받기 시작했다. 관람객들이 늘면서 1995년에는 명칭을 한국도로공사 묘포장에서 ‘전주수목원’으로 바꿔 달았다가, 2007년 다시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수목원은 29만1795㎡ 부지에 생태습지원, 교재원 등 13개의 주제원으로 구성됐다. 주제원 중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한방과 민간에서 쓰이는 약초 450여 종을 모아둔 약초원과 천덕꾸러기 신세인 잡초를 모아서 어엿한 주인공으로 대접하는 들풀원 등이다. 각 주제원은 각급 학교 학생들의 견학과 탐구 학습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태학교 등 계절별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식물 전시회, 사진전 등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