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었다는 말을 당최 허지 말으야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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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같은 將軍 되새긴 정찬주 역사소설 ‘이순신의 7년’

“수없이 다뤄졌던 이순신 이야기와 다른 점? 당시의 사투리, 음식, 주거 등 미시적 관점에서 이순신을 바라봤다.”

소설가 정찬주(65·오른쪽 사진) 작가가 이순신을 새롭게 해석한 역사소설 ‘이순신의 7년’(7권·작가정신·왼쪽)을 출간했다. 7년은 이순신이 1591년 전라 좌수사로 부임해 1598년 노량해전에서 최후를 맞기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이순신의 7년’은 정 작가가 2015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년간 전남도청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소설을 7권의 단행본으로 완간한 것이다. 2001년 낙향해 전남 화순에 머물고 있던 정 작가를 찾아온 이낙연 의원(현 국무총리)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2014년인가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이낙연 총리가 산방에 찾아와 의향인 호남을 대표할 만한 작품이 없어 아쉽다고 해 이순신을 연구 중이던 내가 기회가 되면 쓰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이 의원이 전남지사에 당선된 후 다시 내게 소설 연재를 부탁해왔다.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연재는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매주 1회씩 한 번에 원고지 40∼100장을 썼다. 총 8000장이 넘는다.”

정 작가가 그동안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수없이 다뤄졌던 이순신에 다시 주목한 이유는 인간 이순신의 진면목을 밝히고 패배주의적 역사 기술 방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한국인에게 어머니상이 신사임당이라면 아버지상은 이순신 장군이 아닐까. 소설엔 그런 걸 표현하려고 했다. 부하 장졸들과 격의 없이 막걸리를 즐기고, 하급 부하가 상을 당하면 직접 문상을 가는 것 등… 그리고 식민사관의 그림자처럼 스며 있는 패배주의 역사 서술 방식에서도 벗어나려고 철저하게 고심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순신이 충청도 아산 지역 방언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며 남긴 말로 유명한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는 이 소설에서 “싸움이 한창 급허니께 내가 죽었다는 말을 당최 허지 말으야혀”로 표현됐다.

정 작가는 “이순신이 사투리를 쓴 이유는 임금의 신하가 아니라 백성의 신하였기 때문”이라며 “리얼리즘 관점을 적용하더라도 사투리를 쓰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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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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