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국(왼쪽)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헌법개정안 중 전문과 기본권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형연 법무비서관. 뉴시스

- ‘文개헌안’ 내용과 의미

‘노사대등 결정 원칙’ 명시
노동자 기본권리 대폭 강화

생명권·안전권·정보권 신설
연령·인종·지역차별도 금지

‘촛불혁명’은 헌법전문 제외
직접민주주의 제도 확대도

검찰 독점적 영장청구권은
향후 법률개정 여지 열어

20일 청와대가 발표한 대통령 개헌 발의안은 ‘4·19 혁명’만을 명시한 헌법 전문에 역사적 평가가 끝난 일련의 민주화 운동들을 명시하고 국민 기본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삭제했지만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취지이며 검사의 권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최초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도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정안 첫 발표를 앞두고 전날 밤늦게까지 헌법 조문안을 두고 참모들과 토론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화 운동 정신 명시 =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등 민주화 운동 정신 계승이 헌법 전문에 명시된다. 현행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 계승을 명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법적·제도적 공인이 이뤄진 민주화 운동에 대해 헌법 전문 반영을 결정했다”며 “촛불시민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측면에서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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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확대 = 기본권과 관련,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기본권, 학문·예술의 자유 등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하여는 그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직업의 자유,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와 사회보장권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자유권 중 국민경제와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에 대하여는 그 주체를 국민으로 정했다. 노동자의 권리도 강화됐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하고, 국가에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했다. ‘노사 대등 결정의 원칙’을 명시하고,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 현역 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권과 안전권, 정보기본권 등을 신설해 새로 헌법에 규정하는 안도 담겼다.

◇검사 영장청구권 삭제 = 청와대는 개정안에서 현행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독점적인 영장청구권은 삭제했다. 청와대는 하지만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을 삭제하는 것은 영장청구 주체와 관련된 내용이 헌법 사항이 아니라는 것일 뿐, 현행법상 검사의 영장청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이 헌법에서 삭제된다 하더라도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밝혔다. 군인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도 삭제하기로 청와대는 방침을 정했다.

청와대는 개정안에 국회의원 소환제 등도 담았다.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규정과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키로 한 것이다. 청와대는 “직접민주제 대폭 확대를 통해 대의제를 보완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