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주석 선출 기념 ‘인공 서설’
관영 언론들 ‘영수’ 칭호 붙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2기 체제를 맞은 중국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시절에 버금가는 ‘1인 독재 권력’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에 대한 절대 충성이 사실상 강요되고 개인 숭배 조짐이 나타나고 공산당의 전 사회에 대한 통제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 주석의 국가주석 선출을 기념해 ‘인공서설’까지 뿌렸다.

19일 대만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대표 2970명 전원의 만장 일치로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된 지난 17일 올해 풍년을 알리는 상서로운 서설(瑞雪)이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인터넷에서 ‘겨울이 다 지난 3월 중순에 웬 눈’이라며 의구심을 제기하자 결국 베이징(北京)기상국은 인공강설임을 인정했다. 베이징기상국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물을 통해 “기상조건에 맞춰 17일 아침 창핑(昌平)구 다헤이산(大黑山) 일대에서 인공증설(增雪)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시 주석에 대한 찬양 일색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중국이 마오 시절의 개인 숭배로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시 주석에 대해 마오 시절 사용됐던 ‘조타수’와 ‘영수’라는 칭호를 붙였다. 또 중국의 모든 언론이 매일 시 주석 관련 기사를 가장 먼저 앞세우는 등 개인 숭배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시 주석 숭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산당에 대한 반대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체제가 강화되면서 인터넷 검열 등 사회 통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연상하는 단어나 표현은 인터넷에서 모두 사라졌다. 특히 시 주석의 집권 2기는 집권 1기보다 독재의 기제들이 더 많이 작동하고 있다. 집단지도체제 붕괴로 시 주석에게 권력이 더욱 집중되면서 당·정·군 모두 시 주석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누구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사실상 독재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