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헌으로 장벽 제거
임기 제한 법적근거 없어져

중국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러시아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1세기판 ‘황제’와 ‘차르’에 각각 등극하면서 이들의 장기집권이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대선이 치러진 18일 AF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재선을 확정 지은 푸틴의 6년 임기가 끝나는 2024년에 주목하며 향후 시나리오들을 보도했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어 푸틴의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푸틴은 대선에 나설 수 없다. 이에 이번 푸틴 임기를 사실상의 마지막 대통령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푸틴은 지난 2000∼2008년 두 번 대통령을 역임하고 자신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총리를 대통령직에 앉히고 자신은 총리로 일하며 실세 역할을 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이를 활용해 푸틴이 2024년 총리 등 다른 직함을 갖고 실세로서 권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푸틴이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사실상 제도화한 시 주석의 예를 따를 가능성도 나온다. 헌법의 3연임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개헌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일단 푸틴은 종신집권을 추진할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푸틴은 이날 이후 집권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내가 100세가 될 때까지 집권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개헌할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크렘린궁 안팎에선 “푸틴을 대체할 사람이 안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확정 지었다. 이번 개헌으로 헌법 79조의 ‘연속 재임은 두 차례를 넘을 수 없다’는 부분이 삭제됐다. 시 주석의 임기를 제한할 어떤 법적 근거도 없어졌으며, 2013년 국가주석직에 오른 시 주석은 2기인 2022년을 넘어 장기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시 주석의 정권 장악력이 강하게 유지된다는 전제만 있다면 시 주석의 ‘종신 집권’도 가능한 상황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