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말 전남 해남군 황산면의 김 양식 어장에서 어민들이 겨우내 자란 김을 수확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완도·진도·해남 등서 高소득
‘年 2억 이상’ 2년새 30% ↑

김 등 해조류 분야 소득 급증
뱀장어·자라 양식 크게 늘어

“올겨울 마을 앞바다에서 키운 김이 3억 원의 소득을 안겨줄 것입니다. 1년 전의 2억2000만 원에 비하면 훨씬 많죠.”

전남 해남군 화산면 중마 어촌계의 김 양식 어민 민경옥(56) 씨는 16일 “김 양식 면적은 매년 같지만, 물김 가격이 오른 데다 김의 품질 관리를 잘한 것이 소득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전남도에 따르면 민 씨처럼 지난해 도내 어촌에서 1억 원 이상 고소득을 올리는 어업인은 2348어가로 집계됐다. 2015년 1949어가, 2016년 2130어가에 이어 3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다. 도내 전체 어가 1만8601가구의 13%에 달하는 수치로, 어민 10명 중 1명 이상이 억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시·군별로는 완도(603어가), 진도(373어가), 해남(313어가), 고흥(296어가), 여수(267어가), 신안(260어가) 등 순이다. 소득구간별로는 ‘2억∼3억 원’이 365어가에서 475어가로 30.1%, ‘5억∼10억 원’이 112어가에서 145어가로 29.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특징은 김을 비롯한 해조류 양식 분야에서 새로운 ‘부자 어민’이 많이 등장한 반면,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전복 양식 분야는 어려움을 겪는 등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이다. 도 관계자는 “해조류 양식은 시설 면적 확대와 적합한 바다 환경 유지로 생산량이 증가했고 김 수출·가공 물량도 늘었지만, 전복은 과잉 생산된 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중국 수출길이 막혀 이중고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조류 양식 분야 억대 고소득 어업인은 2016년 523어가에서 지난해 616어가로 16.7% 늘었다. 특히 고흥군(145어가→171어가), 해남군(106어가→124어가)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패류 양식 분야 억대 소득자는 같은 기간 746어가에서 768어가로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복의 메카’ 완도군의 경우 억대 소득을 올린 전복 양식 어민은 같은 기간 359어가에서 348어가로 오히려 줄었다.

또 뱀장어·자라 등을 양식하는 억대 소득 어민이 56어가에서 81가구로 44.6% 늘어난 반면, 고수온 피해를 본 어류 양식 분야는 259어가에서 233어가로 10.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무안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