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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으로 ‘29만원’ 계좌 입금
실제 교복값은 24만원에 불과
혈세낭비·高價제품 쏠림 논란

성남시 “셔츠나 바지 여벌필요
학교마다 달라 과다지급 아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퍼주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속속 도입 중인 무상 교복 사업이 현금 과잉 지급에 따른 혈세 낭비와 중소기업과의 상생 정신 훼손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등 무상 교복 사업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교복(사진) 평균값보다 더 많은 현금을 교복값으로 지급해 세금을 낭비하고, 학부모들은 더 받은 현금으로 중소기업 교복보다 고가의 브랜드 교복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싼 교복값을 학부모가 낮춰 놨더니 지자체가 다시 올려놓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교복값 과다 지급 문제는 교복값이 현금으로 지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등 8개 지자체는 중학생 교복값으로 29만∼30만 원을 학부모에게 계좌 입금해 주고 있다. 이 비용은 교육부에서 정한 학교 주관 구매 상한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공립학교는 이보다 낮은 선에서 교복값을 정하고 있다. 성남시 한 중학교의 경우 올해 조달청 입찰을 통해 학교 주관 구매 교복값을 동복 17만7000원, 하복 7만 원 등 24만7000원으로 결정했다.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는 4만9130원을 더 받은 셈이다.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고가의 브랜드 교복을 구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동석 한국학생복사업자협의회장은 “24만 원 수준에서 살 수 있는 교복의 값으로 시에서 29만 원을 지급하기 때문에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에서 정한 업체의 교복을 사지 않는다”며 “5만 원가량이 남는 만큼 고가의 브랜드 교복을 찾는 학부모와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무상 교복 사업은 성남시가 지난 2016년 1월 중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복값을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첫 시행 당시에는 시내 입학을 앞둔 중학생 8561명의 학부모에게 총 23억9583만5210원이 지급됐고, 이듬해에는 8005명의 중학생에게 23억2853만7770원이 입금됐다. 올해부터는 전체 고등학교 신입생에게도 교복값을 지원하기로 하고, 시의회에 예산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이후로 용인과 광명, 오산, 과천, 안성, 안양, 고양 등지에서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교복값은 학교마다 달리 책정돼 비용 부담이 큰 곳도 있고, 학교 주관 구매 비용은 기본적으로 동복과 하복 단벌 비용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반면 학생 입장에서는 셔츠나 바지 등을 여벌로 사야 하는 경우도 많아 과다 지급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남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