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3일 연세대 아펜젤러관 접견실에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당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선정한 17개 과제의 아이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외유내강강(外柔內剛剛)’형 인물로 통한다. 일로 충돌해도 큰소리 한번 내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성품과 매너를 지녔지만, 한번 마음먹은 일에는 ‘독하디독하다’라는 평을 받는다. 반 전 총장은 외교관 시절부터 주변을 잘 챙기는 인물로 유명했다. 과거 자신이 파격 승진을 하면 외교부 선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지난해 초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엔 자신을 취재했던 언론사 기자들에게 자필 서명이 담긴 편지를 일일이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내외 현안에 있어선 반발과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유엔 사무총장 재임 시절 강대국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린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과 ‘유엔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산파 역할을 하고, 유엔 개혁에 앞장서 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 중간 관리자급 이상 고위직에 여성 채용과 승진을 늘리고 유엔 사무처 직원 근무처를 정기적으로 옮기도록 하는 순환근무제를 골자로 하는 유엔 개혁작업은 유엔 노조와 마찰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외교관을 꿈꿨다고 한다. 충주 교현국민학교 재학 중 변영태 당시 외무장관의 교내 강연을 듣고 외교관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충주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 적십자사에서 주최하는 영어경시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그 부상으로 미국 연수 기회를 얻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직후 제3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각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외교통상부 차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2007년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돼 2011년 연임했다.


△1944년 충북 음성 출생(74) △서울대 외교학과 △외무고시 3회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외무부 제1차관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외교통상부 차관 △외교통상부 장관 △제8대 유엔 사무총장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