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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는 변화 압력을 받으며 진화해 왔다. 진화란 결국 환경에 대응한 생물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생물은 스스로 보존하려는 유전자가 있지만 이마저도 환경의 영향을 받아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그래서 진화는 끝없이 진행된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환경도 세월이 지나면 변하기 때문에 진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렇듯 미래는 원래 예측하기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화론을 통해 환경에 따라 변한다는 중요한 섭리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인이 아메리카 땅에 상륙한 뒤 그들은 수백 년 만에 미국인이라는 새로운 국민을 탄생시켰다. 오늘날 영국인과 미국인의 성품이 현저히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 영국인이야 본래 그 땅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살았기 때문에 변화가 완만했다. 하지만 미국인은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일찍이 동양의 맹자는 그의 부모로부터 환경을 선택받아 성인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인간이 변화하는 것은 환경 탓만은 아닐 테지만 환경이 중요한 변수라는 점은 틀림없다.

어떤 사람이 만약 어느 섬에서 평생 산다면 그 풍토에 의해 어떤 기질이 생기겠지만, 그 섬의 사회적 조건 때문에 그 사람이 성장하는 데 제한을 받을 것도 틀림없다. 즉 운명도 환경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를 체계화해 인간의 미래를 예측하려 했다. 바로 풍수지리학이다. 풍수학은 자연의 여러 조건을 취합해 이의 영향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환경이란 것은 자연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환경이나 가정환경도 나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김승호 주역학자

세상에 모든 환경을 감안해 미래를 예측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양택이라든가 공간심리학, 주역풍수학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학문은 장소가 운명을 만든다는 데 기초하고 있다. 장소는 그곳에 있는 사람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허약한 사람이 벌판에 산다면 벌판의 흩어지는 기운 때문에 건강을 심히 상하게 된다. 주역에서는 벌판을 이라고 하는데 이 괘상은 양의 기운이 파고든다는 뜻이다. 양의 기운은 대체로 어린아이에게는 좋지만 도인이나 병약자에게는 크게 손상을 준다. 반면 산으로 둘러싸여 있거나 돌담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은 으로 표현하는 바, 이곳은 기운이 온화하므로 노약자에게 좋고 지친 사람이 기운을 충전하기에 좋다. 이로써 운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풍수란 바로 과 의 기운을 살피는 것을 제1 명제로 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모든 곳은 열려 있거나() 닫혀 있는 바(), 이것의 조화로 운명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실제 환경을 살펴보자. 세상 그 어느 곳이든 이 많거나 이 많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것을 일단 상정하자. 사람에 따라 두 가지 기운이 다 필요하다. 아파트의 경우 거실은 의 지역이고 방은 의 지역인데 이것의 배합이 중요하다. 이는 어느 동네에 사느냐에 따라 그 크기를 정해야 할 테지만 여기서는 개요만 따져보자.

어떤 사람이 긴 세월 동안 운명이 밝아지지 않는다면 먼저 사는 장소를 봐야 한다. 그것은 이냐 이냐를 따지면 되는 것이다. 사는 지역이 넓은 벌판인데 집 안에 들어와서도 넓기만 하면 이는 이 겹쳐서 운명의 결실이 맺히지 않는다. 반면 오밀조밀한 도시 밀집지역에 살면서 거실이 없거나 작으면 이는 의 기운이 지나쳐 발전이 적은 법이다. 장소의 기운은 그곳에 있는 가구 하나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소에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풍수의 원리는 이미 하나를 습득했다. 막혔나 뚫렸나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는 동네나 집, 그리고 가구 배치를 살펴보면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다. 잘 모르겠으면 나쁠 때 변화를 주고 좋으면 그대로 지내면 된다.

주역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