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실종 4개월 만에 포천 야산서 시신으로 발견··연쇄살인 여부 수사

실종 신고된 20대 여성이 4개월 만에 경기도의 한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A(21) 씨와 2∼3개월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가출신고가 접수됐다. 신고가 접수된 지 4개월여 만인 지난 13일 오후 포천에 있는 한 야산에서 그의 시신이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CCTV를 분석한 결과, A 씨는 지난해 7월 13일 자신의 집 근처에서 마지막 모습이 CCTV에 확인된 뒤 실종됐다. 경찰은 A 씨가 2000여 만 원의 채무가 있는 점과 이후에도 A 씨를 목격한 동네 상인 등의 증언을 토대로 단순 잠적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했다.

그러나 A 씨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다른 살인사건에 연루돼 구속수감 중인 전 남자친구 B(30) 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다. B 씨는 A 씨가 실종돼 경찰 수사 중이던 지난해 12월 유흥업소에서 만난 여자친구 C 씨를 살해한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구속됐다. B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실종된 A 씨의 행방을 모른다며 일관되게 A 씨 살해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 당시 수사에서는 6개월 전 또 다른 여자친구 D 씨의 사망 사실이 드러났지만 병으로 숨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D 씨 사망에 대한 범죄 관련성을 찾아내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경기 포천시의 한 야산에서 지난달부터 수색작업을 벌여 시신을 발견한 것”이라며 “발견 당시 시신은 반부패 상태였고 옷은 모두 입혀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타나 목 졸림 등 흉기에 의한 상처는 부패 상태 때문에 육안으로 보기 힘들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확한 사인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B 씨는 여전히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접견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와 관련된 3명의 여성이 숨졌다는 점에 연쇄살인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B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관련 사실을 추궁하고 있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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