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4일 오전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시각장애 대회전에서 양재림(뒤)이 가이드 고운소리(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뒤를 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알파인 女시각장애 대회전 1차
1분 20초 81로 9위에 올라
“함께 하면 뭐든 해낼수 있어”

양재림(29)과 고운소리(23·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된다.

양재림은 14일 오전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시각장애 대회전 1차 시기에서 1분 20초 81로 9위에 올랐다.

양재림은 지난 11일 슈퍼대회전에서 9위에 머물렀고, 13일 슈퍼복합에선 코스 이탈로 실격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가이드 고운소리와의 호흡은 감동을 선사했다. 시각장애 알파인스키는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가이드가 함께 레이스를 펼친다. 가이드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장애인 선수보다 먼저 슬로프를 내려가며 무선장비를 통해 자세를 낮출 때, 회전할 때, 몸을 일으킬 때 등을 일러준다. 또 선수와 가이드 사이 거리가 기문 2개를 초과하면 실격. 선수뿐 아니라 가이드에게도 메달이 주어진다.

양재림은 태어날 때 1.3㎏이었으며 미숙아 망막 병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왼쪽 눈은 완전히 보이지 않고 오른쪽 눈은 10여 차례 수술을 받은 끝에 시력을 회복했지만, 그마저도 비장애인의 10분의 1 수준. 5세가 되던 해 균형 감각을 키우기 위해 스키를 시작한 양재림은 2015년 8월 고운소리와 호흡을 맞췄다. 대한장애인스키협회는 양재림을 위해 가이드를 공개 모집했고, 고운소리가 발탁됐다. 고운소리는 2015년 전국동계체전 회전 1위, 대회전 2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고운소리는 새로운 도전에 목말랐고, 양재림의 가이드로 제2의 스키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양재림과 고운소리는 서로에게 희망이자 동반자인 셈.

양재림은 “혼자서는 슬로프를 내려갈 수 없지만, 소리가 있기에 해낼 수 있다”고 말했고 고운소리는 “슬로프에선 내가 재림 언니를 이끌지만, 경기장 밖에선 언니가 내 인생의 멋진 가이드”라고 화답했다.

양재림과 고운소리는 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오는 18일 회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정선=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