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 인천대 교수)가 12일 헌법재판소에 ‘사법시험 폐지 조항’에 대한 위헌심사형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법학교수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두 차례 내려진 헌재 결정에서 4명의 재판관은 상세한 논지로 사시 존치의 필요성을 논증한 것을 보면, (사시 폐지의 합헌성에 대한) 헌재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면서 “사시를 준비해온 제자들의 눈물겨운 모습을 외면할 수 없어 법학교수들이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시 수험생 3명과 백원기 회장 등 총 4명이 청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헌법상 보장된 학문의 자유와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변시법) 부칙 제2조에 대해 위헌성 여부를 심사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이들은 2009년 법 제정 당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2013년 예비시험제도 규정을 재논의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아 가까스로 통과됐으면서도, 결과적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국회의 부작위에 대해서도 위헌 심판을 요청했다.

변시법 부칙 2조는 이미 2016년 9월 29일과 2017년 12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헌재에서 합헌 판단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법학교수회 측은 “두 차례 모두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합헌 의견을, 4명이 위헌 의견을 냈다”면서 “재판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박빙’으로 갈리고 있는 만큼 다시 헌법 합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 두 번 모두 위헌 입장을 낸 재판관들은 이진성 헌재소장을 비롯해 김창종·안창호·조용호 재판관이다. 2016년 첫 헌재 결정 당시 합헌 의견을 냈던 박한철 헌재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한 후, 지난해 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이 새로 임명됐으나 모두 합헌 의견을 내면서 2016년과 동률인 결론이 내려졌다. 이는 헌재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사학위가 있어야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한 변시법 제5조 제1항에 대해 2012년 4월 24일과 지난달 22일 두 차례 모두 ‘전원 일치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리안 기자 kn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