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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인력 늘려 매년 15%씩 성장
2020년까지 36兆 매출 목표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돈을 잘 쓰는 CEO가 되고 싶다.”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9일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 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를 강조했다. 지난해 LG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 2조9285억 원)을 올렸다는 덕담을 건네자 나온 답변이었다.

LG화학은 올해 연구·개발(R&D)에만 1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22.2% 늘어난 수치다. LG화학은 올해 시설 투자에도 전년 대비 52% 늘어난 3조8000억 원을 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력도 50% 늘린 1500명을 채용한다.

박 부회장이 이날 강조한 것도 ‘미래 고도성장을 위한 투자’였다. 그는 “올해에는 생산 시설과 R&D에 사상 최대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로 LG화학은 202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는 26조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뒤 내년부터 30조 원을 돌파, 2020년까지 36조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2010년대 들어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이 1%를 채 넘지 못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매우 도전적인 목표다. 2010∼2016년 독일 바스프의 성장률은 0.5%였고, 미국 다우케미칼(-1.8%), 일본 미쓰비시화학(-1.8%)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LG화학도 같은 기간 0.9% 성장에 그쳤다.

박 부회장이 이런 고도성장을 장담할 수 있는 한 축은 바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이다. 그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늘어날 매출 10조 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전지 분야”이라며 “나머지는 고르게 기초소재나 정보전자, 바이오 쪽이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액이 30개 회사로부터 42조 원이고 올해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추격과 관련해 박 부회장은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생산해야만, 불황기가 오더라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공장의 증설공사가 바로 이 같은 전략에서 나왔다. 이날 오후 공장 부지 남쪽에서는 지난해 3월 착공해 1만8000평 규모의 부지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해 총 20만t 규모의 POE 증설공사가 한창이었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의 탄성과 플라스틱의 가공성을 두루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다.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 케이블 등에 이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4개 회사만 생산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현재의 약 9만t에서 3배 이상인 29만t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톱 3’에 오르게 된다.

서산 =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