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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다. 코스피는 금년 중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를 하회하고 있다. 1월 중 글로벌 경기 회복 영향으로 4.0%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미 금리 상승 우려감 등을 반영하며 2월 중에는 5.4%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것은 미 금리 인상 우려, 국내 경기 지표 둔화와 대미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 등에 기인한다. 올해 3차례 이상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외 금리차 역전을 만들어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있다. 매크로 측면에서 재고가 9.7% 증가했고 단기 경기선행지표의 하나인 재고순환지표(출하증가율-재고증가율)가 -3.2%포인트를 보인 점은 부담스럽다. 또한, 미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이 가전, 철강에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의 또 다른 주력 산업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국내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 중 국내자산의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단기적인 시황 전망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국내 가계의 국내 금융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가계가 보유한 펀드 중 국내 펀드 비중이 약 80%로 절대적인 데 반해 국내 증시의 글로벌 증시 내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자산의 절대 비중이 작은 시장에 집중되어 있으니 보유 자산 전체의 변동성이 커지고,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안정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금융자산 중 해외 비중은 적어도 3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좋다.

원화가 지난 2년간 미 달러, 위안화, 일본엔 등에 비해 약 10% 전후의 강세를 보였던 점도 지금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좋은 배경이다. 양호한 수출경기 회복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으로 그간 원화 강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국내의 완만한 경기 회복 속도와 국내외 금리차 역전 등으로 원화는 향후 횡보 또는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재료가 있는 미 달러도 관심 대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중기적으로 국제통화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위안화 등 달러 이외의 외화에 관심을 더 가질 만하다.

해외투자는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해외 펀드, 해외 상장 종목 등이 투자 대상이다. 일단 평상시 관심이 있었던 국내 주식이나 산업, 트렌드 등을 참고로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이후 변동성이 높은 주식의 특성을 감안해 개별 종목보다 해외 ETF나 해외펀드를 통한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보수적 접근을 원하면, 외화표시 지수연동예금(ELD)·파생결합증권(DLS)과 해외채권, 채권형 펀드, 배당에 초점을 둔 인컴 투자 등을 고려할 만하다.

또한, 직접 투자 대상을 선정하기 어려운 경우 개인별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나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주기적으로 조정도 할 수 있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