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국당 ‘공세’ 홍문표(오른쪽)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현 충남지사 선거 예비후보자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한 현수막을 철거했다는 소식을 전한 언론 보도 내용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安패닉’ 여당,남북합의에 반색
실제 호재로 작용할지엔 의문
과거엔 보수층 결집 반작용도

‘미투’ 전국 확산땐 선거 뇌관
미확인 성추문의혹 유포 우려

정부 개헌안 발의도 주요변수

6·13 지방선거가 9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개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등의 초대형 이슈들의 위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파문은 휘발성이 큰 데다 지방선거와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여야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안 전 지사 사건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더불어민주당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비핵화와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번 3차 정상회담으로 대형 악재인 ‘안희정 파문’을 사실상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0년과 2007년 열린 1, 2차 남북정상회담이 애초 여권의 호재로 여겨졌지만,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야당에 유리하거나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총선을 사흘 남기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했으나 갑작스러운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따른 중도 진영의 반감, 야권 지지층 결집을 초래해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줬다. 2007년에도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한나라당 후보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세를 꺾지 못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서 “곳곳에 지뢰가 깔렸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위장 평화쇼”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의 자체 개헌안 발의나 개헌 국민투표·6월 지방선거 동시실시 여부도 선거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야당은 지방선거와 개헌 분리 실시를 주장하고 있지만, 개헌 동시 실시 찬성 여론이 높은 점은 야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오는 13일 자체 개헌안을 공개해 야당을 압박할 경우 ‘개헌 반대 세력’으로 궁지에 몰릴 공산이 크다.

안 전 지사 성폭행 파문으로 정치권을 강타한 ‘미투’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선거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도 남아있다. 실제 일부 지방선거 후보 진영은 상대 후보를 향해 확인되지 않은 성추문 의혹을 퍼뜨리는 등 공세에 나서고 있다.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자신의 사생활을 둘러싼 소문이 확산하자 지난 5일 공개적으로 “복잡한 (여자) 관계 때문에 이혼했다는 것은 악의적인 소문이고, 알 권리라는 이름으로 후보비방과 허위사실 유포는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여의도 정가에는 여권 지방선거 출마자,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들이 폭로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정보지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기도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