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직접조사’ 첫 시사
내주중 소환 가능성 높아

불법 자금 수수 연루 의혹
박영준·송정호 금명 소환

문무일 검찰총장이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조사한 내용이 준비되면 소환 일정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소환을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문 총장이 직접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 방침을 밝힘에 따라 검찰은 다음주 중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목표로 막판 보강 수사와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문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소환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소환 일정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 모두 공식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소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직접 소환조사로 결론이 내려졌음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금명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 보고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 이후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과 본격적인 소환 일정 조율에 착수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일시는 검찰이 정한다고 그대로 되는 게 아니다”며 “고려해야 할 게 많고, 이 전 대통령 측도 (그 날짜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지지 않는 한 다음주 중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앞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이 전 대통령 측이 민간인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챙긴 의혹 사건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강하게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날 최 전 위원장은 대보그룹 측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받는 데 관여한 혐의, 천 회장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성 불법자금 4억 원을 받는 데 개입한 혐의로 압수수색 직후 소환돼 조사받았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압수수색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 역시 금명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이 그간 이 전 대통령 측이 받아 챙겼다고 알려진 자금 외 또 다른 자금 수수에도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제 소유자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횡령·배임 등 관련 경영비리에 대한 책임도 물을 수 있는지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