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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농업조항 개정안’ 학술대회 연 고문현 헌법학회장

“시장가치로 따져선 안될 분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중요
다른 산업과 단순비교 말아야”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여전히 유효한, 숭고한 가치이자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고문현(사진) 한국헌법학회 회장은 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농업은 시장가치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은 전통 분야”라면서 “식량 안보뿐만 아니라 다기능적 차원이 있어 다른 산업과 단순비교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 회장은 지난 2월 28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법학관에서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와 함께 ‘헌법상 농업조항에 관한 개정방안’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숭실대 법대 교수인 고 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제24대 한국헌법학회장에 취임했으며,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고 회장이 말한 농업의 다기능은 △식량안보 △농촌경관 및 환경보전 △수자원확보와 홍수방지 △생태계 보전 △지역사회 유지 및 전통문화 계승 등을 뜻하는 것으로, 농협은 같은 해 11월 1일 이를 담은 ‘농업가치 헌법반영 1000만 명 서명운동’에 돌입해서 한 달 만인 같은 달 30일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헌법학회가 농협과 함께 이런 공동학술대회를 함으로써 개헌논의 과정에서 농업가치 헌법반영이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고 회장은 “농업은 특히 농업 측면과 산업 측면을 동시에 지닌 분야”라면서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 등 세계의 화두가 되는 콘텐츠들이 농업 분야에서 성공하면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또 “산업화가 고도화할수록 농업에서 중·상공업으로 산업의 중심이 이동해 농업인구도 급감하고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국산 농산물가격경쟁력의 저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농업을 단순히 시장의 논리대로 하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농업은 갈수록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 회장은 “농업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헌법개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은 다행이며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농업의 헌법가치 반영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며, 국민이 더욱 전폭적으로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전 국민의 생존 및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개헌 논의에서 당연히 다뤄져야 한다”며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이번 개헌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