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 정지 가처분신청도
“사학 자율성·선택권 침해”

자율형사립고 이사장들과 자사고 지망 학생, 학부모들이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와 일반고의 선발 시기를 일원화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발해 28일 헌법소원과 행정소송(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최명재 민족사관학원(민족사관고) 이사장과 홍성대 상산학원(상산고) 이사장, 오연천 현대학원(청운고) 이사장을 비롯해 자사고 지망 학생과 학부모 등 9명은 이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0조 제1항 중 ‘전기에 선발하는 고등학교’에서 자사고를 제외한 부분과 제81조 제5항 중 자사고와 일반고의 중복 지원을 금지한 조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시행령 개정안이 헌법에 규정된 평등권과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모두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 권유(김대중 정부 시절)로 설립했던 자사고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폐지 절차를 밟는 것은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시행령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소송도 함께 냈다. 청구인들의 변호는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를 비롯해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낸 김용균 변호사, 10여 년 동안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낸 이명웅 변호사 등이 맡았다. 이석연 변호사는 “헌법 제31조 제1항에서 명시하듯 균등한 교육 기회의 보장은 엄연히 능력에 따라 다르게 적용돼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 등 학습 능력을 무시하고 획일적, 일률적으로 똑같이 교육하는 것은 결코 헌법이 추구하는 평등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전기에 신입생을 선발하던 자사고는 오는 2019년 고교 입시부터 후기 선발로 바뀌며 학생은 후기 모집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 가운데 1개 학교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