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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P, 상원 58개 의석 독식
훈센 ‘50년 장기집권’ 포석
7월 하원총선 1당독주 확실
중국 지원 업고 야욕 드러내

EU도 비난… 獨 “우대 중단”

미국이 아시아 최장기 독재자 훈센(65) 캄보디아 총리의 장기집권 야욕을 비판하면서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 지원을 대폭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훈센 총리는 20세기 최악의 학살로 꼽히는 ‘킬링필드’를 끝낸 국민적 영웅에서 50년 장기집권을 꿈꾸는 독재자로 변모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캄보디아 지원 삭감에는 중국-캄보디아 밀월관계 구축 움직임에 대한 경고도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7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시민들의 세금을 비민주적 행위를 지지하는데 쓸 수 없다”며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지원금 830만 달러(약 90억 원)를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는 캄보디아 국민의 진실된 뜻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는 우리에게 큰 우려를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군사·농업·의료 분야에 1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해왔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5일 열린 캄보디아 상원 선거에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58개 의석을 독식하면서 단행됐다. 간접선거로 진행된 이 선거에서 CPP는 1만1670표 가운데 96%인 1만1197표를 획득하면서 압승을 거뒀다. 캄보디아 상원의원은 총 62명으로 4명은 국왕과 국회가 지명하기 때문에, 사실상 나머지 4명 또한 훈센 총리의 사람들이 지명될 전망이다.

오는 7월 하원 총선에서도 사실상 CPP 독주의 1당 체제로 진행될 예정이라 훈센 총리는 무난히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장기집권의 포석을 깔 것으로 보인다.

훈센 총리의 독재가 점점 노골화되자 미국 외에도 국제사회의 제재는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캄보디아 상원 선거 결과 발표 이후 경제 제재 가능성을 제기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독일 정부도 27일 정치·언론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캄보디아 정권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던 우대비자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일대일로를 추진 중인 중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하면서 훈센 총리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