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지존’ 캐나다 4강 실패
加지도자들 전 세계로 퍼져
BBC “한국 컬링팀 슈퍼스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의 선전으로 그동안 유럽과 북미지역 스포츠로 인식됐던 컬링의 ‘대중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계 컬링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앞으로 캐나다의 독주보단 ‘군웅할거’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지난 25일 열린 컬링 여자 결승에서 스킵 김은정(28), 리드 김영미(27), 세컨드 김선영(23), 서드 김경애(24), 후보 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로 이뤄진 여자대표팀은 스웨덴에 3-8로 패했다. 그러나 여자대표팀은 예선에서 세계랭킹 1∼5위를 모두 격파하며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고 아시아 최초의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대표팀의 선전을 외신들은 실시간으로 전했다. BBC방송은 “한국 여자 컬링은 몇 주 전엔 거의 아무도 몰랐지만 이젠 한국에서 슈퍼스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컬링은 척박한 불모지에 비유할 수 있지만, 여자대표팀은 이를 극복하고 선전을 펼쳤다고 소개했다. 반면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 이후 5개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냈던 캐나다 여자대표팀은 4승 5패에 그쳐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컬링 지존’ 캐나다의 위상이 흔들리게 된 것은 전 세계로 퍼진 캐나다 출신 지도자들의 공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4강에 진출한 한국, 스웨덴, 영국, 일본 중 스웨덴을 제외한 3팀은 캐나다 지도자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김민정(37) 감독이 이끌고 있지만, 피터 갤런트 코치가 2년 전부터 팀에 합류해 돕고 있다. 영국은 선수 시절 세계선수권대회를 4번이나 우승한 글렌 하워드 감독이, 일본 대표팀은 J D 린드 감독이 이끌고 있다. 캐나다를 누르고 남자컬링 결승에 진출한 미국 대표팀에도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고향인 제이크 힉스가 코치진에 참여했다.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는 “전 세계로 확산된 캐나다 출신 지도자들이 전통적인 강팀(캐나다)을 따라잡는 것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대표팀의 콜린 존스는 “한국대표팀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며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의 성적이 좋아지면서 컬링이 캐나다, 북유럽에서 벗어나 세계화를 이루고 있는 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컬링의 세계화’ 현상은 오는 3월 17일 캐나다 노스베이에서 시작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의 ‘팀 킴’이 그대로 출격하고, 팀 킴과 결승에서 맞붙은 스웨덴(스킵 안나 하셀보리)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다시 한 번 맞대결에 나선다.

강릉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