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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창단 고동현 이화제면 대표

부부마라톤 동호회 ‘대구달리네클럽’은 고동현(68·이화제면 대표·사진) 감독이 창단했다. 2001년 출범 당시 그는 성인병을 달고 다녔다. 고혈압, 고지혈증, 복부 비만 등으로 힘겨워하다 건강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기업주의 건강은 회사 존망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마라톤은 정신을 맑게 해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고령화 시대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을 해야지요.”

그는 “처음 회사 근처 구민운동장을 무작정 달리기 시작해 3바퀴를 뛰었더니 머리가 핑 돌았다”고 했다. 그래도 참고 매일 달려 6개월 뒤에 운동장 100바퀴는 거뜬히 뛸 수 있게 되면서 지인 부부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동호회를 만들었다.

고 감독은 마라톤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남대 섬유공학과를 나온 그는 섬유공학과와 의류학과를 통합한 영남대 섬유패션학부 동창회 초대 회장, 대구섬유제품관협동조합 이사장, 사단법인 서대구산업단지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2018 달성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2015년부터 4년 임기의 대한제면공업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다. 조합 53년 역사상 최초로 지방 출신 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화제면은 1983년 창립했으며 기능성 침구류를 생산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고 감독은 17년 전 마라톤을 시작할 당시 키 168㎝, 몸무게 77㎏, 허리 37인치였다. 하지만 요즘은 몸무게 64㎏에 허리는 33인치로 줄었고 근육도 탄탄해졌다. 물론, 성인병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아내 이민숙(68) 씨와 함께 마라톤을 한다. 마라톤 입문 3년 만인 2004년 보스턴대회에 참가해 3시간대에 주파(3시간 46분 12초)한 것을 시작으로 베를린(2010년)·시카고(2011년)·뉴욕(2014년)·런던대회(2015년)를 각각 완주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인 세계 5대 메이저 마라톤대회를 완주하는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워 마라톤 ‘명인’의 반열에도 올랐습니다.” 대구에서 세계 5대 메이저 마라톤대회를 완주한 사람은 3명 안팎으로 알려져있다.

첫 마라톤 풀 코스 도전은 마라톤을 막 시작한 이후인 2001년 12월 경남 진주 마라톤 대회였다. 기록은 3시간 56분. 2005년 4월 전북 전주마라톤 대회에서는 2시간 59분 44초로 ‘서브 스리’를 기록했다.

그는 ‘서브 스리’ 후유증으로 2005년에는 아킬레스건이 부분 파열되기도 했다. “당시 3번 수술을 하고 2년을 쉬었습니다. 하지만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고 재활에 성공해 2008년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그는 몸이 성치 않은 가운데서도 마라톤 열정으로 2005년에는 계성학교 마라톤동호회 창단을 주도하기도 했다.

고 감독은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동호회 창단”이라며 “묘비명에 ‘나는 결코 걷지 않았다’는 글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