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주도… 성희롱 등 접수
피해자 입장 문제해결 나서

서울시에 노동조합이 주도해 시 조직 내부의 문제점을 신고하는 ‘갑질신고센터’가 처음으로 생겼다.

노조가 시 공무원들의 신고를 토대로 내부 비위를 먼저 파악, 피해자 입장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시청 공무원들은 “시청 조직 곳곳에 만연한 ‘갑질’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서울시공무원노조는 지난 19일부터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피해를 본 공무원은 노조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고센터 배너를 클릭한 후 자세한 내용을 써 올리면 된다. 신고자와 신고내용은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노조는 피해 사실을 먼저 검토한 후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자체 중재에 나서고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될 경우 감사위원회나 조사담당관에 정식으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법적 구제 절차도 지원하기로 했다.

시 내부에선 노조의 익명 신고센터가 비위 방지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희롱, 막말 등 그동안 알려졌던 일부 간부에 의한 갑질 피해자들 다수가 부담을 느껴 일찍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거나, 조사 과정에서 개인 간 감정싸움으로 번져 조직의 부담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신고센터엔 피해사례 2건이 접수돼 노조에서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수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피해 공무원 개인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조직 내 부담을 홀로 감수해야 했다”며 “앞으로 신고센터를 통하면 더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가해자가 받는 압박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