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A 적용 부당” 본격 대응
태양광·세탁기도 제소할 듯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제소 카드를 적극 활용하며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대미 통상갈등에 대해 ‘결연 대응’ 방침을 밝혀, 향후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국은 20일(현지시간) WTO에 한국산 철강·변압기 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이는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우리 기업이 수출하는 철강·변압기에 대해 미국이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WTO 협정 위배라며 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한 내용이다.

통상당국은 AFA 적용 건을 시작으로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모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 미국이 우리나라 제품에 내린 보호무역 조치를 모두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일부 제품 등은 WTO 제소 전 미국과 양자협의 등을 거칠 예정이지만, 미국이 우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대부분의 사안이 WTO 제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20일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철강 및 변압기 제품에 대한 미국 측의 반덤핑·상계 관세 조치에 대해서 지난주 WTO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우리의 국익 확보란 관점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응해갈 것”이라며 “필요 시 WTO 협정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입각한 대응조치를 과감하게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23일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미국 측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선 WTO 세이프가드 협정에 따른 양자 협의를 현재 진행 중”이라며 “만약 협의가 결렬되면 WTO 제소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WTO 제소에서 한국이 승소했는데도 미국이 후속 이행 조치를 밟지 않을 경우 우리도 적법 절차를 통해 미국 측에 대해 보복 관세를 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유민환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