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문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군산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GM 사태의 본질은 언급하지 않고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등 기업 지원을 앞세워 아쉽다. 더불어민주당의 GM 대책 TF는 20일 오전 한국GM 노조 지도부 면담에 이어 GM 본사의 배리 앵글 해외사업 사장 등과도 만났다. 호남 주도권을 다투는 야당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냄으로써 GM 사태는 이미 정치화(政治化)했다. 군산공장 폐쇄가 예정된 5월 말은 6·13 지방선거 코앞이어서 유무형 정부 지원을 퍼부어 몇 달 연명시키려는 기류는 강해질 조짐이다.

누적적자가 3조 원에 이르는 한국GM의 부실은 해당 기업이 책임질 문제다. 그러나 30만 명의 일자리가 걸린 사안에 선거까지 겹치면서 또다시 정치논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은 GM 사태가 본사만 이익을 보는 구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본다. 한국GM 노조도 같은 주장을 펴면서 파업 카드를 꺼낼 태세다. 물론 부실의 1차 책임은 GM에 있다. 그러나 그런 ‘먹튀 논리’로 접근하면 고비용·저생산성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은 뒷전으로 숨고 해결책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지난 4년간 천문학적 적자가 쌓이는데도 매년 1000만 원 넘는 성과급을 챙겨간 것부터 어불성설이다. 이런 구조에선 정부 지원이 곧 혈세 탕진을 의미할 뿐이다.

GM사태 해법(解法)은 달리 없다. 이윤을 내는 사업장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2009년 고비용 구조로 폐쇄 위기에 몰렸지만, 노조가 임금동결과 유연한 고용에 동참하면서 전 세계 공장 중 생산성 1위에 올랐다. 그러자 르노 본사도 생산물량을 늘리며 지원했다. 철저히 노사 자율로 해결해야 할 사안에 정치가 끼어들면 본질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오직 시장논리와 경쟁력 여부에 맡겨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개혁을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의 고비용 적폐 청산에 앞장서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