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이어
다스 협력업체 금강대표도 구속
檢 ‘차명재산 비리의혹’ 정조준
다스 등 우회 상속중 의심받는
아들 이시형 조만간 소환할 듯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들을 잇달아 구속하며 ‘차명재산’ 비리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이 다스·도곡동 땅 등의 재산을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에게 우회 상속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조만간 이 전무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검찰은 ‘MB 재산관리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스 등 차명재산을 관리했다”고 진술하는 상황에서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 상정하고 비자금 및 횡령액 확인·산정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MB 재산관리인 중 한 명인 다스 협력업체 금강의 이영배 대표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대표는 하도급 업체와 거래하면서 고철 판매 등을 조작해 약 9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허위 급여를 지급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조성한 약 90억 원의 비자금이 이 전 대통령에게 유입됐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가 관리했던 ‘차명재산’의 재산상 이익이 이 전 대통령에게 귀속됐는지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다스·도곡동 땅 등 각종 MB의 차명재산을 우회 상속 중이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이 전무를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무와 다스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알력 다툼을 벌이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 등을 수차례 조사해왔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으로부터 다스와 다스 지분 매입의 기반이 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등을 관리했고, 이 전 대통령에게 최근까지 재산 변동 내역을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금고지기’가 다스의 소유자는 명의자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아니라 ‘MB’임을 사실상 실토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다른 MB 재산관리인 정모 씨에게도 용산 상가 등 다수의 ‘MB 차명재산’의 재산상 이익이 이 전 대통령에게 유입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3월 초로 예상되는 이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MB의 차명재산 규모와 비자금 조성 방식 및 액수 등 범죄행위를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다스 등에서 조성된 각종 비자금이 모두 성명 불상 실소유주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삼성이 대납한 다스의 BBK 투자자금 반환 소송비용 40억 원 중 잔액인 10억 원가량을 이 전 대통령이 회수하려고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