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8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보인다. 연합뉴스

값싼 좌석 지자체서 사전 구매
정작 경기장 안오는 경우 많아
“현장까지 왔는데 비싼 좌석 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인기 종목 경기를 관람하려다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단체로 표를 구매해놓고 정작 경기장에는 오지 않아 객석에는 빈자리가 있는데 표는 구할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와 여자 팀추월 경기를 앞두고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 매표소 앞에서는 몇 시간씩 기다리고도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예상되는 종목들의 경기가 이어지면서, 현장 발권을 통해 게임을 관전하려는 시민들도 늘어나는 상황. 문하은(여·25) 씨는 친구와 함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표를 사려고 게임 시작 7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A석(25만 원)만 남은 탓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문 씨는 “오래 기다리더라도 표를 구해보려고 했지만 너무 비싼 자리만 남아서 포기했다”며 “저렴한 좌석들의 경우 지자체에서 단체로 구매해놓고 정작 오는 사람이 없어 텅텅 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피해를 내가 보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에서 온 이건호(36) 씨는 “인터넷에서는 일찍부터 매진이어서 현장 표를 구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마저도 매진이라니 힘이 빠진다”며 “TV로 경기를 볼 때 빈 객석들이 비치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림픽 붐을 조성할 목적으로 지자체에서 사전에 표를 구매했지만, 사람들을 강제로 경기장에 데려갈 수 없는 탓에 빈 객석이 늘었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작 관전하려는 시민은 표를 구할 수 없게 만든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는 21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과 22일 열리는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전 표도 이미 매진이다. 김도균(41) 씨는 두 자녀와 함께 쇼트트랙 경기 입장권을 예매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김 씨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돈이 많이 들더라도 감수하고 관전하려 했는데, 남은 좌석이 없다”며 “결국 올림픽파크 입장권만 사서 아이들과 경기장 바깥만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에서 온 이수윤(19) 양은 “남자 컬링 예선 경기 표도 온종일 취소 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다 바로 예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빈 객석을 줄이기 위해 기존 판매량보다 1∼2%를 초과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릉 =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