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밤 평창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공동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토르스텐 마르기스(왼쪽부터)-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 캐나다의 알렉산더 코파치-저스틴 크립스가 활짝 웃으며 금메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캐나다 봅슬레이 男2인승 ‘똑같은 기록’ 화제

동계올림픽 사상 9번째 기록
봅슬레이에서는 역대 2번째

獨 3개팀 ‘톱5’ 올라 최강
입증 풍부한 인프라·기술력 큰 성과

韓 원윤종-서영우 6위로 마쳐

이미지 크게보기 독일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토르스텐 마르기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동계올림픽 사상 9번째 ‘공동 금메달’이 나왔다. 봅슬레이에서는 역대 2번째다.

독일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28)-토르스텐 마르기스(29)와 캐나다의 저스틴 크립스(31)-알렉산더 코파치(28)는 19일 밤 평창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공동으로 금메달을 수상했다. 프리드리히-마르기스, 크립스-코파치는 1∼4차 시기 합계 3분 16초 86으로 100분의 1초까지 똑같았다. 썰매 종목 중 루지는 1000분의 1초까지 따져 순위를 정하지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100분의 1초까지만 측정한다. 프리드리히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크립스는 “믿을 수가 없다”며 활짝 웃었다. 라트비아의 오스카스 멜바디스(30)-제니스 스트렝아(32)는 3분 16초 91로 동메달을 받았다.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는 3분 17초 40으로 한국 봅슬레이 사상 가장 높은 6위에 올랐다.

이미지 크게보기 캐나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저스틴 크립스-알렉산더 코파치. 연합뉴스

동계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이 처음 나온 건 1928년. 제2회인 생모리츠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베른트 에벤센(노르웨이)과 클라스 툰베리(핀란드)가 43초 4로 사상 첫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봅슬레이에서는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캐나다의 피에르 루더스-데이비드 매키천과 이탈리아의 귄터 휴버-안토니오 타르탈리아가 3분 37초 24로 시상대 맨 위에 함께 섰다. 루더스는 현재 한국대표팀의 주행 코치를 맡고 있다.

독일은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 출전한 3개 조가 모두 톱5에 이름을 올려 봅슬레이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니코 발터(28)-크리스티안 포저(32)는 4위(3분 17초 06), 요하네스 로흐너(28)-크리스토퍼 베버(27)는 5위(3분 17초 14)에 올랐다. 독일은 동독·서독 시절을 포함해 봅슬레이에서만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 17개를 획득, 2위 스위스(9개)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봅슬레이 강국 독일의 장점은 풍부한 인프라와 뛰어난 기술,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 독일엔 세계에서 가장 많은 4개의 봅슬레이 인공 트랙이 있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오스트리아의 인공 트랙은 2개씩이다.

독일은 1963년 설립된 스포츠장비개발연구소(FES)를 통해 봅슬레이, 루지 등의 썰매를 연구하고 제작한다. FES는 오랜 기간 썰매를 제작했기에 공기역학과 유체역학 등에서 월등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독일은 또 어린 시절부터 봅슬레이를 익히고 기량을 다듬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연령별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1984 사라예보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과 4인승에서 2관왕에 오른 볼프강 호퍼는 “어린 시절부터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기에 독일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평창=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