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컬링 여자대표팀의 스킵 김은정(가운데)이 19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웨덴과의 예선에서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강릉 = 김동훈 기자 dhk@

스웨덴마저 꺾고 5승 확보
첫 4강·메달도 가시권에

“소도시 의성의 네여성 파란”
WSJ 등 외신, 한국팀 조명

“멋진 샷… 한국은 좋은 팀”
유럽·中서도 칭찬 릴레이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한국컬링 여자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변과 파란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난적 스웨덴마저 격파하며 사상 첫 4강 진출의 8분 능선을 넘었다.

스킵(주장) 김은정(28)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웨덴과의 예선에서 7-6으로 승리했다. 5전 전승을 거두던 세계 랭킹 5위 스웨덴을 꺾은 한국은 5승 1패가 되며 스웨덴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일본이 4승 2패로 3위이고 캐나다, 중국, 영국, 미국이 3승 3패로 공동 4위다.

남은 경기는 미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 덴마크(이상 1승 5패)전으로 3국 모두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2승을 추가해 7승이 되면 4강 진출을 확정하고, 6승이 될 경우에도 타이 브레이크에 진출해 4강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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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시간으로 19일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랭킹 8위인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 1위 캐나다를 물리쳤고 이후 세계 2위 스위스, 4위 영국을 제압한 데 이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중국(10위)까지 눌렀다. 여자대표팀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다인 3승을 이미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컬링은 척박한 불모지에 비유할 수 있는데 여자대표팀은 이를 극복,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 이른바 ‘사고단체’인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등 혼란을 겪었고, 국민의 관심도 낮았다고 지적했다. 2011년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을 때 한국컬링은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기도 힘들 만큼 수준이 낮았으나, 정작 올림픽에서 메달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유로스포츠는 17일 한국이 영국에 승리한 뒤 “영국 여자대표팀의 목표가 한국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 스킵인 이브 뮤어헤드는 “한국이 정말 잘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중국의 탄위둥 코치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좋은 팀”이라며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는 “김은정이 정말 멋있는 샷을 했고, 캐나다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여자대표팀은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24), 세컨드 김선영(25), 리드 김영미(27), 후보 김초희(22)로 구성됐으며 막내인 김초희를 제외한 4명이 경북 의성군 출신이다. 4명 모두 의성여고를 졸업했고, 김영미와 김경애는 친자매다. 김은정과 김영미, 김경애와 김선영은 친구 사이다.

여자대표팀의 김민정 감독은 “훈련 장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장비 구입 등을 위해 선수들이나 후원자들이 사비를 털어야 했다”면서 “한국컬링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분투한 소수 사람들의 스토리”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에서 대표팀이 ‘마늘 소녀들(Garlic Girls)’로 불리고 있다고도 전했다. 의성은 마늘이 유명하다.

김민정 감독까지 포함해 6명이 모두 김 씨.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등은 대표팀의 성(姓)이 같은 이유를 설명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대표팀은 외국인들이 이름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을 고려해 각자 좋아하는 음식 영어 애칭을 만들었다. 김은정은 ‘애니’, 김경애는 ‘스테이크’, 김선영은 ‘써니’, 김영미는 ‘팬케이크’, 김초희 ‘쵸쵸’. 김은정은 “치러야 할 게임이 남아 있다”면서 “마지막 샷이 끝나야 결과를 알 수 있듯이 마지막 게임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강릉 =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